업계 조심스러운 분위기나 "증권가 분석 인용" 당부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최근 2차전지 섹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제조업체는 물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 업체까지 일제히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급등세의 배경에는 유럽의 탄소 배출 목표 강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수급 이동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당선 기대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증권가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2차전지 섹터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2%, 삼성SDI는 4.2% 등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포스코퓨처엠 14.9%, SK아이이테크놀로지 2.6% 등 소재 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 |
▲ 자료=KB증권, 재구성=메가경제 |
전문가들은 대체로 EU의 2025년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 강화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었던 수급의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반도체 쪽으로 쏠렸던 수급이 최근 들어 분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대안 중 하나로 2차전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1일 미국 ABC방송사의 보도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 ABC방송은 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지난달 23~27일(현지시간) 성인 24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50%다. 오차범위(±2%포인트) 내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46%)보다 4%포인트 높았다고 보도했다.
오는 10일 예정된 두 사람 간 첫 대선 TV 토론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예상한 응답자는 43%로, 트럼프 전 대통령(37%)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86%가 해리스 부통령 승리를 전망했고, 공화당 성향 응답자는 79%만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를 예상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각 11월 5일)에서 민주당의 승산이 높아짐에 따라 2차전지 섹터의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IRA 정책 폐지 등 전기차 섹터에 부정적인 정책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후보 피격 사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전격 사퇴,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 확정’ 순서로 타임라인이 진행됐다. 고령 등의 이유로 비호감도가 높았던 바이든 대통령 대신 해리스 후보가 출마함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역전되었다”고 해리스 후보의 우세가 2차 전지 업종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이유를 설명했다.
![]() |
▲ 2차전지 업종이 트럼프 공화당 후보(왼쪽)와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당락 향배에 웃고 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 확대를 위한 IRA(인플레이션방지법) 폐지를 주창하고 있다. 부품비가 30%가 내연자동차보다 싼 전기차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과 경쟁국인 중국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집권은 2차전지 업종의 사형선고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간 TV토론이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조짐이지만 대체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창민 연구원의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반면 2차 전지 업종 관계자는 이 같은 일련의 흐름에 대해 밝히길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주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질문에 답하기는 관계자로서 부적절한 것 같다”면서도 “증권 전문가들의 말을 참조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자신이 투자한 종목에 대한 확증 편향 및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독자들에게 당부했다.
확증편향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를 의미한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기존의 신념 혹은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