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더 심해지는 손발저림, 말초신경질환의 경고 신호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15: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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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에 찌릿한 통증 동반한다면,수족냉증 아닌 말초신경병증
말초혈관 순환 막는 흡연, 음주 삼가고 다리꼬는 습관 피해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입춘 한파 탓에 손발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50대 여성 박모 씨는 손과 발이 저리고 아릿하거나 찌릿찌릿한 고통을 느끼며, 지속적인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박 씨는 단순한 수족냉증으로 여겼으나, 결국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씨가 진단받은 말초신경병증은 말초신경질환의 하나로서 척추에서부터 근육과 피부 등 신경말단으로 이어지는 신경망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당뇨병, 알코올 남용, 특정 약물의 독성, 감염 등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성 다발신경병증으로, 당뇨로 인해 말초신경이 손상되어 저림, 통증, 감각 둔화 등이 유발된다.

 

▲ 말초신경병증 환자가 손저림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고대구로병원]


우리 몸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나뉘며 말초신경계는 팔과 다리 등 신체의 말단 부위에 분포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마비, 근력 저하, 저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신경질환은 말초신경의 일부분이 압박돼 생기는 압박성 말초신경병과 전신의 여러 말초신경 이상이 함께 발생하는 다발신경병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압박성 질환으로는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으며 다발신경병은 주로 발과 손끝에서 시작해 점차 몸통으로 저린 범위가 넓어지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 손발 저림은 혈액순환 문제나 특정 자세를 지속했을 때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로, 자세를 바꾸면 회복된다. 반면 말초신경질환은 증상이 지속되며, 감각 둔화나 타는 듯한 통증, 근력 약화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말초신경질환의 진단은 신경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약 25%의 환자에서는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병력과 증상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며,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경우 혈당 관리를 통해 진행을 늦추고, 항경련제와 항우울제로 신경통을 완화하기도 한다.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를 꼬고 앉거나 팔꿈치에 압박을 가해 글씨를 쓰는 등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신경에 압박을 주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장 흔한 원인이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신경 손상이므로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이혜림 교수는 "손발 저림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말초신경병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비증(痺證)의 범주로 보고 있다. 비증은 풍, 한, 습, 열 등의 나쁜 기운에 의해 기혈이 잘 통하지 않아 관절, 근육 등에 감각의 변화, 저림 등이 나타나는 병증을 뜻한다.
 

한방 치료법으로는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 및 해당 신경을 표적으로 한 침치료 ▲물리적 자극을 통해 신경의 통증역치를 상승시키는 전침치료 ▲압박을 해소하고 혈류를 개선시키는 습부항 ▲염증을 제거하고 근위축 및 신경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침치료 등을 함께 시행한다.
 

첩약으로는 개인의 병증 및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황기계지오물탕, 우차신기환, 익기활혈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현지수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한의학은 말초신경병증이 발생한 원인을 전인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환자들의 증상을 회복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유효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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