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갈등' 삼성전자 노사, 노조 사상 첫 파업 선언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5-29 15:01:52
삼성전자, 지난해 약 15조 적자에도 올해 5.1% 임금 인상
삼성전자 노조, 임금 인상 6.5%, 유급 휴가 1일 추가 요구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내달 휴일 중간 근무일인 7일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의 파업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사내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건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사상 처음이다.

 

▲ 삼성전자 노조가 현충일 다음날인 내달 7일 하루 동안 파업에 들어간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전삼노는 즉각적인 총파업에 나서는 대신 법정공휴일인 현충일(6일)과 토요일(8일) 일요일(9일) 사이에 낀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동시에 파업 동안 2만 90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궐기 대신 서초사옥 앞에서 버스 숙박 농성을 진행한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고, 지난달 17일과 지난 24일 각각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과 서초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지난해 극심한 적자(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노조 협상과 별개로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평균 임금인상률인 4.1%보다 1%p 높게 책정한 수치이다. 또한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2.6%)의 2배 수준이다.

반면 전삼노는 6.5%의 임금 인상과 유급 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노조는 집회 현장에는 ‘임금인상 6.5% 요구 아니다’ ‘격려금 200% 요구 아니다’는 깃발을 세우고 있다.

노사 양측은 전날인 28일까지 사측 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런 와중에 전삼노는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인근 4차선 도로에서 유명 연예인까지 초청한 집회를 열어 빈축을 샀다. 이 자리에는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원 200명이 전삼노 소속 약 500명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직원 일부에서는 전삼노의 민노총 가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시간 30분정도 열린 이날 집회는 유명 가수와 개그맨 등 연예인 세 팀을 불러 한 시간 넘게 ‘대학 축제’를 연상케 하는 공연을 열었다.

이에 삼성 뿐만 아니라 여론 일부도 ‘집회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삼성 직원들 사이에서도 “회사는 위기인데 노조는 연예인 초청에 수천만원을 썼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향후 노조 탈퇴 움직임도 감지되는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 안팎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전삼노 집행부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후보로 출마한 A씨에게 후보 사퇴를 회유·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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