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하락에도 문턱 여전...수신금리도 내린다
은행권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 늘 것으로 전망"
저축은행 "저신용자 위한 대출 여력 키울 수 있어"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대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제2금융에서는 은행권으로 ‘머니무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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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은행과 떨어지는 대출금리 AI 이미지.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Bing] |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3.092%에서 29일 2.965%로 떨어졌다. 신용대출 금리 지표로 주로 활용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도 이틀 새 3.215%에서 3.039%로 하락했다.
이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도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내린 데 기인한다.
지난 7월 이후 급격히 오른 은행 대출금리도 최근 하락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3.54~5.9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초(연 3.75~6.15%)보다 0.21%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 외에도 금융당국의 제동에 가산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은행권 내부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며 “예상 밖의 금리 인하로 주담대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시장금리 반영에 따라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결함 된 방식)의 경우 소비자 체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수신금리도 조만간 내려갈 예정”이라고 알렸다.
저축은행·보험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결정에 일어날 ‘머니무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 전반에서 이번 금리 인하로 대출 관련 머니무브를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금리 인하를 통한 보험 할인율 변동으로 보험료가 올라가면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변동금리 결정도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를 따라가기에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준의 대출·수신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은행권과 달리 조달금리의 인하로 저신용 차주에 대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려는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조건을 강화하면서, 여전히 높은 대출 문턱에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금융당국의 지난 조치들로 미루어 봤을 때 이번 금리 인하에도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는 실수요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면 서민들은 카드론 등 불황형 대출을 찾게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일관된 정책을 펴내야 한다”며 “가계부채와 서민경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자율에 맡기는 식으로 관여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금융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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