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커피 원두 부가세 면제 동결에도, 식품업계 '쓴웃음'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0 15: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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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인상·환율 이중고…내년 전망 어두워
원가 부담 지속세에도...'가격 동결 압박' 여전해

[메가경제=정호 기자] 커피 원두와 카카오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이 이어지지만 식품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상기후와 고환율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세금 감면의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 시점에서도 누적된 손실과 폭등한 커피 원두 가격으로 안정될 조짐은 불투명하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커피·카카오 원두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조치는 사실상 가격 통제를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에서 부가세 비중이 1% 내외에 불과한 반면, 비용 부담을 키우는 주요 요인은 원료 수급 차질과 환율 변동이라는 설명이다.

 

▲ [사진=연합뉴스]

 

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20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원물 코코아 가격은 전날 대비 1.82%(108달러) 하락한 t당 5837달러로 거래됐다. 남미 지역의 수확이 서아프리카의 부진을 일부 상쇄하면서 코코아 가격은 최대 49.1%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가격 하락 효과가 올해 4분기부터 일부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원재료 압박으로 발생한 손해를 충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올해 롯데웰푸드 상반기 영업이익은 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1조4812억원으로 6.5%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4월 1980년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영업이익률 방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단기적 비용 절감과 카카오 가격 인하만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웰푸드의 3분기 영업이익은 8.9%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99억원으로 8.2% 증가했다. 다만, 코코아 가격 인하 효과가 지속된 손실 누적과 단기적 비용 축소를 해소할 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가격은 2024년 약 2년 만에 4.5배 상승해 초콜릿 제품의 원가 부담을 크게 키웠고, 이는 초콜릿 제품 비중이 20~30% 정도인 롯데웰푸드의 장기적인 손실로 이어졌다"며 "단기적 세제 혜택과 희망퇴직 효과로 당장 손실을 일부 메웠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가 즉각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8990달러로 올해 초보다 25.8% 급등했다.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생산국의 가뭄과 이상기온 여파로 수확량이 줄어들며 공급 불균형이 심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달러당 1400원 수준의 고환율은 할당관세 종료와 맞물려 업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생두를 대량 수입하는 동서식품을 비롯한 제조사 역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원두 가격 상승 압력은 더 거세졌다.

 

기획재정부는 이 커지는 원가 부담 안화를 위해 기존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되던 부가가치세 면세 기한을 2년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체감 물가 인상은 이점을 뒷받침 했다. 초콜릿 가격은 전년 대비 16.3% 상승해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의 약 7배에 달했다. 커피 가격도 10월 기준 전년 대비 14.7% 올랐다.

 

유통업계는 세금 감면보다는 원재료 가격과 환율 요인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원가 압박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단연 '환율 인하'이며, 부가가치세 면제의 실질 영향은 1% 내외에 불과하다"며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기타 비용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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