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입는 엄마 '밍크 코트'... 백화점서 포인트로 교환 가능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1 16: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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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쓰고·나눠쓰고·다시쓰고·바꿔쓴 중고 의류 가치 '높아'
최신 유행 챙기고, 환경 오염까지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

[메가경제=정호 기자]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모두 헌 옷을 가져오면 포인트로 환급해 주는 제도를 통해 '패션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에 동참했다. 녹색소비와 젊은 고객층 관심도의 증가가 이 움직임에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 의류의 소비 증가에 기반한 녹색 소비는 빠르고 값산 옷을 구매해 바꿔있는 '패스트 패션'의 폐해로부터 촉발됐다. 유엔환경계획(UNEP)을 살펴봤을 때, 합성 섬유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은 바다 전체 오염 비중에서 35%를 차지했다. 이 문제가 '그린 컨슈머(녹색소비자)' 등에게 알려지며 중고 제품을 통해 버려지는 옷을 줄이는 움직임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 한 백화점에서 중고 의류가 판매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중고 옷으로 자신만의 패션을 추구하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특히 MZ 소비층의 이용 빈도가 높다. 중고거래플랫폼 '번개장터'가 발표한 '2024 세컨핸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100만건의 등록과 63%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MZ세대가 이용자의 78%를 차지하며 시장 성장에 주축을 이뤘다. 특히 남성·여성 의류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7.8%, 14.1%의 거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패션플랫폼인 '무신사'의 패션 리커머스 시장 진출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중고 거래 플랫폼 개설 배경으로도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층이 '구제(재고나 중고)의류'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물가와 생활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며 "이는 중고 거래 활성화는 물론 시장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중고 시장을 겨냥한 매장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한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으로 재단장한 바 있다. 해당 매장에는 중고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명품 브랜드 '미벤트', 빈티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등이 입점했다. 해당 특별관은 3일간 1억 5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롯데백화점에서도 부산 중구 광복점에서 중고 의류 브랜드 '클로젯 셰어'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바 있다. 해당 매장에서는 중고 거래와 대여 서비스를 겸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고객이 입지 않는 옷을 서울 본사로 보내고, 검수를 거쳐 대여 품목으로 등록했다. 만약 다른 고객이 이 제품을 대여하면 이익 일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모두 올해는 '패션 리커머스' 시장 성장세에 'ESG'를 더한 모습이다. 두 업체, 모두 소비자 스스로가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소비하는 문화 '가치 소비'에 동참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고객 소유의 패션 상품을 되팔면 상품 중고 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로 지급한다. 롯데백화점에서도 '그린 리워드'라는 이름으로 중고 의류 포인트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2019년 이후 제조된 상품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보상 규모는 5000원~28만원 상당이다.  

 

두 백화점에서 수거된 제품은 모두 중고 패션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 측에서 오는 8월부터 리세일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중고 의류의 포인트 전환은 중고 시장의 성장과 자원 순환에 초점을 둔 점을 엿볼 수 있다"며 "이미 커진 중고 의류 구매 시장에서 직접적인 판매는 어렵기에 '가치소비'에 동참하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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