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뚫고 실적 날았지만...주가는 '역주행'
삼성전자가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스마트폰‧반도체 등의 판매 호조로 올해 1분기 매출 77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해 '6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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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CI] |
삼성전자는 7일 지난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77조 원, 영업이익 14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매출 65조 3900억 원, 영업이익 9조 3800억 원과 비교해서 매출은 17.76%, 영업이익은 50.32% 상승한 수치다. 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0.56%오르고 영업이익은 1.66%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가 전망한 매출 약 75조 원과 영업이익 약 13조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최근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와 지난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겹치며 원자잿값‧물류비 등이 급등했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으로 국내외에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스마트폰 신제품, 메모리 반도체, 프리미엄 가전 등의 판매 호조로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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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 울트라 [삼성전자 제공] |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새로 출시한 기함급 모델 갤럭시 S22가 판매량에서는 GOS 논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앞서 2월 실시한 글로벌 사전 예약에서 전작 S21의 두 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S22는 곧 출시 6주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미 이달 초 90만 대를 넘어섰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1분기 스마트폰·네트워크사업 부문에서 매출 33조 3800억 원, 영업이익 4조 1500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 명성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 역시 이번 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예상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액 25조 원, 영업이익 약 7조 5000억~8조 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특히 올해 초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예측이 있었으나 우려와 달리 D램 가격은 1분기 8% 하락에 그쳤다.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 데이터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늘며 D램의 가격을 방어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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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평택 캠퍼스 [사진=연합뉴스] |
이외에도 소비자가전 부문 약 7000억 원, 하만 부문 약 2000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중 최대 성수기로 여겨지는 전분기에 비해 가전 사업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프리미엄 제품 분야에서 선방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1분기가 비수기로 여겨지던 통념도 깨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일 앞당기기 전략 등이 이번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호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6만 8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고점이던 1년 전에 비해 21.11%나 내려간 상태다.
이 같은 주가 부진에 대해 시장에서는 올해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상황임에도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인플레이션 압박,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 악재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현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을 잠재우지 않으면 급격한 반등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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