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자감담회에서 삼성 등 4대 재벌 각 그룹의 문제점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며 재벌개혁을 위해 빠른 결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각 그룹의 문제점은 그룹에서 가장 잘 알고 있다"며 "문제는 실행하는 결정인데 그 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것이다. 변화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은 4대 재벌의 자율적 개혁이 여전히 미진함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삼성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전 규제 강화보다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구축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환출자 가이드라인을 바꾼다고 삼성 문제가 해결되겠느냐. 삼성문제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며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금산분리 규제를 사전적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이 해결책이다. 이 부분은 금융위로부터도 여러 차례 보고받았다"며 "그렇게 해결하는 게 순리다. 모든 선진국과 시장질서가 정상화된 나라라면 기본적 장치를 통해서 변화하고 해당그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은 금융회사와 결합된 비금융회사까지 복합금융그룹에 포함시켜 리스크 관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김 위원장은 또 경제민주화의 본령은 갑질 근절에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 출발점이라면 하도급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자영업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경제민주화 본령"이라며 "발표한 가맹사업과 유통업 대책 이외에 연내 하도급 대책과 내년 상반기 중 대리점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4개 지역 공정위 사무소를 방문해 민원 해결 능력이 없는 공정위가 무슨 개혁을 하겠냐고 했다”면서 “2018년 공정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고 미원 사건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역할에 대해서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경제가 저성장·양극화를 겪는 이유는 낙수효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요인이 크다"며 "이는 운동장이 평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소득주도 성장은 소득이 기업의 성장 기초가 될 수 있도록 자극제 역할을 하는 것인데 결국 낙수효과와 소득주도 성장은 함께 가야한다"며 "두 트랙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공정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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