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라는 수치가 무색하게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세계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에 근접해 분석대상 28개국 가운데 3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120%를 넘는 호주와 100%가량으로 한국과 비슷한 캐나다뿐이다. 문제는 한국은 이 비율의 최근 상승세가 이들 나라보다 훨씬 가팔랐다는 점이다.
가계부채는 가계가 벌어오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아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 제삼자에게 신용이나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약정서를 작성하고 필요한 만큼의 현금을 빌려다 쓰는 빚을 말한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부채에는 담보대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이 포함된다.
![1인당 GDP 3만 달러라는 수치가 무색하게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123/p179565848214957_374.jpg)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5∼85%를 넘고 이 비율이 5년간 7%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가장 큰 위험을 안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호주, 캐나다 등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포인트가량 상승해 중국(18%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가파르게 올랐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선임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는 "가장 위험한 조합이 높은 부채비율과 급격한 부채비율 상승"이라며 "많은 연구 결과가 이를 '문턱'(threshold)으로 지목해 왔으며 이를 넘어서면 급격한 GDP 성장 둔화 또는 금융위기의 리스크가 상당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계 빚에 대한 경고등은 여러 곳에서 켜진 상태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15일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신흥국 가계부채가 급증했으며 그중 한국과 체코, 인도, 멕시코, 말레이시아, 칠레의 2016년 이후 증가율이 2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흥국 가계부채는 12조1000억 달러(약 1경3689조원)로 2016년 이후 30% 가까이 증가했다. 역내 GDP 대비 37.5%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6.9%로 그보다 훨씬 높다. 신흥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평균 59.6%보다도 훨씬 높고, IIF가 국가별 수치를 제시한 34개 선진·신흥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전 세계에서 0.3%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한국은 무려 2.7%포인트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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