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늘지만 주가는 빠지고...쿠팡의 로켓성장은 계속될까?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09-04 07: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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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71% 성장했지만 주가는 30달러 붕괴 반토막

2010년 설립 이후 이커머스를 넘어 유통가 뉴스를 주도해 왔던 쿠팡.

3일 오전 강한승 쿠팡 대표가 첫 리더십 타운홀 미팅을 주관하며, 현재 쿠팡의 성과와 앞으로 전략 방향을 공유하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미팅에서 강 대표는 "쿠팡은 올 2분기 작년 동기대비 매출이 71% 증가해 45억달러를 돌파하며 로켓성장을 이어갔다"며 "이런 성과는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강한승 쿠팡 대표 (사진 = 쿠팡 제공)

 

쿠팡의 2분기 매출은 한화로 5조원이 넘는다. 분기 매출 5조원은 그 의미가 크다.

국내 유통기업 중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는 이마트의 2020년 매출액은 21조3949억원이다. 당시 최초로 연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한 기록이었다.

쿠팡이 2분기 매출 수준만 유지한다면,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게 어렵지 않다.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이마트와 차이는 60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4분기 매출 비중이 높은 이커머스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더 가능성이 높다.

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매출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7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더 그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2021년 2분기 전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25.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의 미래 경쟁자로 손꼽히는 네이버의 경우, 수익 모델이 다르긴 하지만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42.6%다.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삼척동자도 아는 것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켓성장이란 표현이 자화자찬에 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뉴욕시장에 상장한 쿠팡은 상반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상장 첫날엔 공모가보다 81% 급등해 63.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3일 종가 기준 쿠팡은 29.65달러로 반토막 수준.

단순히 생각해 보면, 전년동기대비 영업손실이 커진 점을 간과할 수 없다.

2020년 2분기 1억205만달러, 약 1180억원 규모의 순손실은 5억1860만달러, 약 6054억원 규모로 5배 가량 늘었다.

이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관련 비용이 5억1800만달러, 약 5957억원 가량 반영됐기 때문. 쿠팡은 2분기 실적보고서에서 "화재로 인한 보험 수익이 회수되면 앞으로 분기 실적에 이익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태생적 약점, 즉 수익성 개선이 과연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부호는 여전히 남는다. 쿠팡이 종종 비교되고 있는 글로벌 커머스 공룡 아마존이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계기를 감안하면 여전히 쿠팡의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이 소셜커머스 업체 중 한 곳에서 유통가를 좌우하기까지 '로켓성장'했던 것은 충성스런 고객층이 배경이었다.

강 대표는 "새로운 영역에서 트레이드오프를 깨고 혁신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쿠팡의 기본 전략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경쟁력이 주가에선 저평가되고 있단 관측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5달러, 골드만삭스는 61달러로 쿠팡의 목표 주가를 제시했다.

새로 투자한 서비스인 쿠팡이츠는 약 3배, 로켓프레시는 약 2배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사로잡긴 어려워도 돌아서는 건 한 순간인 게 야속한 고객의 마음이다.

앞서 언급된 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비롯해, 최근의 쿠팡이츠 갑질 사건 등은 소비자들의 마음이 돌아서게 만드는 계기였다.

쿠팡의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도 있다. 한 유통분야 관계자는 "즉각적으로, '할 만큼 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회자되기보다는, 도리어 빌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니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는 게 그만큼 어렵다"고 말하기도.

실제로 쿠팡은 지난 4월과 5월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하루 동안 서비스 이용자 수(DAU)를 크게 끌어올렸다. 매출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성장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확보한 신규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붙잡았는 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쿠팡 앱 DAU는 화재 사고 이후 확연히 하락세.

관건은 올 하반기 실적이다. 특히 연말대목에서 수익성 개선이 한동안 쿠팡의 향배를 좌우할 거란 예상이 많다.

긍정적인 여력은 충분하다. 쿠팡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로켓배송 서비스는 궤도에 올라서고 인프라가 갖춰진 이후부터는 규모를 키울 수록 수익성도 커진다.

택배산업을 비롯한 배송업계가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커진 시장 규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복마전처럼 묵혀뒀던 부조리들이 곪아터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선도적 수준의 근무여건과 환경을 만들어둔 것도 두고두고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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