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승에 현실화율 제고까지....내년에도 보유세 폭탄 우려
19년째 최고가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은 코로나 여파로 8.5%↓
내년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2년 연속 1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전국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올해 6%대에서 내년엔 7%대로 더 오른다.
부동산의 공시가는 과세 등 60여 개의 행정 목적에 쓰이는 만큼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의 큰 폭 인상은 국민들의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약 54만 필지의 공시지가 안과 표준 단독주택 24만 가구의 공시가격 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 청취를 23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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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 [국토교통부 제공] |
내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10.16%로 올해(10.35%)보다 0.19%포인트(p) 내렸다. 그러나 올해 상승률이 2007년(12.40%)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2년 연속 대폭 오르게 된다.
내년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7.36%로 올해 6.80%에 비해 0.56%p 오른다. 2019년(9.1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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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별 표준주택가격 변동률. [국토교통부 제공] |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 산정의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와 개별주택가격은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토대로 비준표를 활용해 시‧군‧구에서 산정하게 된다.
용도지역별 분포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표준지는 약 2만 필지, 표준주택은 1만 가구가 각가 늘어났다. 전국 공시대상 토지는 3459만 필지이고, 전국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다중주택, 용도혼합주택 포함)은 총 414만 가구다.
아파트·연립·빌라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내년 3월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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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커지게 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 |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 안은 한국부동산원의 시세 조사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서 제시된 기준(공시가격/시세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산정된 현실화율이 적용돼 산정된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0%까지 점차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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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보유새, 건보료 등 관련 제도 운영 일정. [국토교통부 제공] |
내년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71.4%로, 올해(68.4%)보다 3.0%p 상승한다. 로드맵에서 제시한 내년 목표치인 71.6%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57.9%로, 올해 55.8%에 비해 2.1%p 높아진다. 정부의 현실화율 목표(58.1%)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처럼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올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 적용에 따라 땅값 상승률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오른 데 따른 영향이다.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국민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세 부담 완화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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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상황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 [국토교통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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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상황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 [국토교통부 제공] |
시·도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서울이 11.2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세종 10.76%, 대구 10.56%, 부산 10.40%, 경기·제주 각 9.85%, 광주 9.78%, 대전 9.26%, 강원 8.75%, 전남 8.53%, 충북 8.20%, 충남 8.17% 등의 순이다. 상승률이 가장 낮은 곳은 인천으로 7.44%이었다.
서울과 세종이 각각 올해 11.35%와 12.40%보다 소폭 내리는등 변동률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올해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경기, 울산, 충남, 경남, 제주 등은 올해보다 더 많이 올랐다.
이용상황별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주거용 10.89%, 상업용 9.60%, 농경지 9.32%, 공업용 8.33%, 임야 7.99% 등으로 나타났으며, 주거용지와 상업용지, 임야의 경우 전년 대비 변동률이 감소했다. 그러나 주거용은 올해(11.12%)에 이어 내년도 10%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으로 ㎡당 공시지가가 1억8900만원으로 평가됐다. 19년째 가장 비싼 땅의 지위는 고수했지만, 올해 공시지가(2억650만원)보다는 8.5% 내렸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상권이 타격을 받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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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세구간별 표준주택가격 변동률. [국토교통부 제공] |
시·도별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서울이 10.5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산 8.96%, 제주 8.15%, 대구 7.53%, 광주 7.24%, 경기 6.72%, 세종 6.6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광주, 세종, 전남(5.86%)은 올해보다 변동률이 감소했다.
서울은 올해(10.42%)보다 0.12% 오른 것으로, 2019년(17.75%)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가운데 가장 비싼 신세계 이명희 회장 명의의 서울 한남동 자택(주택 연면적 2861.8㎡)은 공시가격이 올해 295억3천만원에서 내년에는 5.32% 올라 311억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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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공시 관련 그간 주요 제도별 개편 사항. [국토교통부 제공] |
공시가격 구간별로는 전체 표준주택의 약 97.8%가 재산세 특례 세율의 적용을 받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조사됐다. 특례 세율 적용이란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 세율을 과표구간별 0.05%p 인하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으로 전체 표준주택의 약 98.5%에 해당하는 공시가격 11억 이하 주택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1세대 1주택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이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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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례세율 제도 신설에 따른 재산세 변동. [국토교통부 제공] |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주택 공시가격 안은 소유자와 지자체 의견청취,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25일 결정·공시할 예정이다.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은 ‘부동산 공시 가격알리미’ 사이트에서 23일 0시부터 볼 수 있고, 해당 표준지와 표준주택이 소재한 시·군·구청 민원실에서도 23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내년 1월 11일까지 의견서를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제출하거나, 서면으로 해당 표준지 담당 감정평가사(표준지)나 한국부동산원 각 지사(표준주택), 시‧군‧구 민원실(표준지・표준주택)에 제출할 수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이 적정 가치를 반영하고 부동산 유형별·가격대별 균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부동산공시법’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현실화율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내년에 1세대 1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공시가격 변동으로 인한 재산세·건강보험료 등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세 형평성을 위한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1세대 1주택 실수요자 등 국민들의 부담이 증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코로나19 유행 등에 따른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제도별 부담완화 적용대상, 경감 수준, 효과 등 세부적인 시행방안을 내년 3월 중 확정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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