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보다 문턱 낮아...리모델링 수주전에 '사활' 건 대형 건설사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07-30 09: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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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규제로 재건축 속도 더뎌
문턱 낮은 리모델링 사업 각광...건설사 '닥공' 수주 나서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수주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 시장이 규제 강화로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리모델링 시장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사업추진이 수월한 장점이 있어 소유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연합뉴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어가자 메이저급 건설사들은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삼성물산은 지난 26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 2014년 래미안 대치 하이스턴, 래미안 청담 로이뷰 등 준공 이후 첫 리모델링 사업 진행이다.

고덕아남 리모델링은 기존 807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23층 규모 아파트 9개동, 887세대 단지로 바꾸는 사업이다. 공사금액은 약 3475억 원이다.

삼성물산은 이달 초 서울 성동구 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전에 참여하는 등 향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고덕아남 리모델링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GS건설도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를 내세워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문정건영, 밤섬현대 등 리모델링 사업 4건을 따내며 4589억 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다. 또한 신도림우성1차, 신도림우성2차, 서강GS아파트 등 서울 지역 3곳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해 말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조직하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 롯데건설, 쌍용건설 등도 대형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 재건축 승인 절차 [국토교통부 제공]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기조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8년 본격적으로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된 이후 안전진단 항목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재건축 조합 설립과 사업추진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

특히,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제외하고 재건축으로 얻은 이익이 평균 3000만 원을 넘기면 국가가 초과 금액에서 최대 50%까지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같은 해 더욱 강화된 안전진단 평가 기준도 재건축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당시 자원 낭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진단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설비 노후도는 기존 30%에서 25%로, 주거환경 비중은 40%에서 15%로 낮춘 반면 구조 안전성은 20%에서 50%로 높였다.

수정된 평가 기준으로는 부실시공 등 직접적인 붕괴 위험이 드러나지 않는 한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도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 수도권 1기 신도시 위치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비교적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에 쏠리고 있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연한이 30년인 재건축에 비해 리모델링은 지어진 지 15년만 지나면 기준을 충족한다. 사업의 첫 관문이자 높은 장벽인 안전진단 기준도 재건축의 경우 최하 수준 D, E를 충족해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B(수직증축)~C(수평증축) 등급을 받으면 추진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세대 면적을 확장하는 ‘수평증축’과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이 핵심이다. 추가로 건물을 더 짓는 ‘별동증축’도 있다.

이 중 수직증축은 세대 수가 늘어나 분양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추가 안전성 검토가 까다로운 편이다. 현행법상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 층까지 높일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달 27일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제시한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도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추진 급물살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기 신도시는 성남 분당, 고양 일산, 군포 산본, 부천 중동, 안양 평촌 등 5곳을 말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는 노후 아파트 세대 수는 내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오는 2026년까지 28만 호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 서울 양천구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투시도 [롯데건설 제공]

 

경기연구원의 지난 2019년 설문에 의하면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주거환경 만족도는 높으나 주차, 상하수도 부식, 층간소음 등에 대한 불만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기 신도시 중 입주 시기가 가장 빠른 분당 리모델링 움직임이 제일 눈에 띈다. 지난 4월에는 ‘무지개마을 4단지’가 리모델링 사업 승인을 받았다. ‘매화마을 1단지’ 역시 리모델링 허가결의서 동의율 90%를 넘기고 사업 승인 허가를 앞두고 있다.

한편, 규제로 가로막힌 재건축의 반대급부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모든 노후 주택 소유주들이 리모델링을 바라는 건 아니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강남‧서초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 일대 소유주들은 재건축을 가장 원하는 분위기라 리모델링은 차선책일 뿐”이라며 “리모델링을 꺼리는 주민들은 특히 증축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는 안전 문제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내력벽을 유지한 상태로 겉을 뜯어내고 증축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특히나 수직증축의 경우 불안감이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수평증축 과정에서 세대 넓이를 건물 앞뒤로 확장하기 때문에 단지 내 동 간 거리가 좁아진다는 점도 주민들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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