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태광산업·흥국생명·흥국화재 노동조합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150억원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에 대한 구속과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노조는 김 전 의장이 태광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동안 직장갑질과 인사전횡 및 비위행위로 임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조직문화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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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유 태광그룹 전 경영협의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동조합 위원장은 “김기유의 비인격적 막말과 욕설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그의 폭압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기유의 행위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직원들의 삶을 파괴한 무거운 범죄”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그룹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경영 비리는 김기유가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전문 사기꾼`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김기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태광그룹이 거듭나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강호성 태광산업 금속일반 노동조합 위원장은 태광산업·대한화섬 소유의 울산 스판덱스 2공장 철거 공사를 거론하며 김 전 의장을 혐의를 지적했다. 그는 “지인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면서 공사비는 수십억 원 부풀린 반면 고철은 반값도 안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히 다른 철거공사에서 나오는 고철도 싸게 달라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30억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노조도 김 전 의장의 폭언과 갑질, 이에 따른 직원들의 고통을 강조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원칙 없는 인사와 부당한 업무 지시로 모든 구성원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일부 임직원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게 되는 비극적 상황도 초래됐다”고 성토했다.
흥국생명 노조는 김 전 의장의 비위 행위를 △명분 없는 인사제도 도입 △무차별적 징계 남발 △예고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경영성과급 미지급 △대규모 임원 강제 해임 등 5가지로 꼽고, 항목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노조는 “김기유는 경영컨설팅을 무기로 200여명의 직원을 하루 아침에 강제 퇴출시켰다”며 “수많은 노동자 가정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경제적 파탄 위기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흥국화재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김기유는 2022년에 대표이사를 포함해 흥국화재의 임원 15명 중 13명을 무리하게 해임해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다”며 “태광그룹을 떠난 현 시점에도 흥국화재에 심대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응당 처벌을 받아야할 김기유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부끄러움과 모욕은 왜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하느냐“며 ”김기유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와 범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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