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갱신제·양도양수 사전인가제는 글로벌 기준…전문 감독기관도 서둘러야”
“오사카 카지노 개장 임박…K-POP·K-콘텐츠·K-푸드 결합해 글로벌 관광목적지로 가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카지노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카지노를 단순한 사행산업으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관광·호텔·MICE·쇼핑·공연 등이 결합된 복합 관광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관리와 책임도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복합리조트 중심으로 카지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업계 역시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 정비, 전문인력 양성, 책임도박 체계 구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역할과 목소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40년 넘게 카지노 산업을 경험한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은 업계의 변화와 함께 산업과 사회를 연결하는 전문단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국내 카지노 산업이 처한 현실과 변화 방향, 업계가 안고 있는 과제,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기원 회장과 카지노산업전문인협회의 역할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외형적인 회복세가 나타났지만 카지노업계가 체감하는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복합리조트 확대에 따라 호텔·MICE·공연·쇼핑 등 비카지노 시설에 대한 투자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대규모 시설투자에 따른 금융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이라는 새로운 경쟁 변수도 등장했다. 일본이라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오사카·교토·고베를 연결하는 관광 인프라에 글로벌 카지노 기업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할 경우 국내 카지노산업이 상당한 경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에서 만난 이기원 회장은 "국내 카지노산업이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크게 네 가지다. 카지노를 단순한 사행산업이 아닌 글로벌 복합관광산업으로 재정의하고,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허가 갱신과 자본 적격성 심사를 통해 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도박 시스템을 강화해 카지노의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광진흥개발기금은 단순히 카지노 매출에 연동해 부담을 높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고용, 비카지노 시설 투자, 지역경제 기여 등을 반영하는 차등·성과연동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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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 [사진=이기원 회장] |
◆ 30년 넘은 카지노산업…법적 지위는 달라졌지만 정책은 여전히 ‘규제 중심’
국내 카지노산업이 관광산업에 편입된 지 30년이 넘었다.
1994년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카지노는 법적으로 관광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사행시설이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고 외화를 획득하는 관광산업의 구성요소라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법률상 지위와 실제 정책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다고 봤다.
세계 카지노산업은 이미 카지노 게임 자체의 경쟁에서 벗어나 복합리조트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호텔과 MICE, 공연, 쇼핑, 외식, 엔터테인먼트 등을 하나의 관광 경험으로 묶어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산업을 바라보는 정책적 시각은 여전히 카지노를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데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국내 카지노산업의 가장 큰 변화로 복합리조트화를 꼽았다.
카지노 영업장만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시대가 아니라 카지노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결합해 하나의 목적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가장 큰 한계로는 산업의 법적 지위가 관광산업으로 격상됐음에도 정책적으로는 여전히 과도한 규제가 경쟁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즉 카지노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관광산업의 일부로 경쟁해야 하는데 국내 제도는 여전히 카지노 자체를 중심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 “매출 늘어도 돈 못 번다”…외형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괴리
카지노업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문제 중 하나는 외형과 수익성 사이의 괴리다.
카지노 매출이 증가하고 사업장 규모가 커졌지만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수익성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그 이유를 비용 구조에서 찾았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시설에 투자해야 하고 외국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복합리조트의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호텔과 컨벤션, 공연장 등 대규모 비카지노 시설을 함께 건설하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설이 늘어나면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유지관리비가 발생하고 대규모 차입을 통해 투자한 경우 금융비용까지 발생한다.
결국 카지노 매출이 늘더라도 그만큼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 회장은 “수익성이란 총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결과로 결정된다”며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시설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이 급증하기 때문에 외형적인 매출 증가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만 보고 사업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지노는 복합리조트 전체를 구성하는 하나의 핵심 콘텐츠일 뿐이며 호텔과 MICE, 공연, 쇼핑, F&B 등 비카지노 사업에서 발생하는 투자와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내수 기반 없는 카지노는 국제경쟁력 확보 어렵다”
국내 카지노산업의 구조적인 약점으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심의 시장 구조가 꼽힌다.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국내 카지노 대부분은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를 국내 카지노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봤다.
내수 기반이 없는 산업은 외부 관광수요의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카지노업계의 매출 기반 자체가 흔들렸다. 이후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외형은 회복됐지만 사업자별 회복 속도와 수익성에는 큰 차이가 발생했다.
이 회장은 “세계 주요 카지노 시장과 비교할 때 내국인 출입이 제한된 국내 카지노의 구조적인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내국인 카지노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정서와 사회적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인정했다.
따라서 당장 내국인 출입을 확대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기보다 복합리조트의 비카지노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 관광기금 개편 논란…“세율보다 실효 부담률 봐야”
최근 카지노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과체계 개편이다.
정부가 카지노산업에서 발생하는 기금 부담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에서는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문제로 매출액 중심의 획일적인 부과방식을 꼽았다.
카지노 매출이 같더라도 실제 사업자의 부담 능력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복합리조트 사업자는 카지노 매출 외에도 호텔과 MICE, 공연장 등 비카지노 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입금과 금융비용 역시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카지노 매출만으로 사업자의 실질적인 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동일한 카지노 매출이라도 비카지노 시설 투자 등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사업자의 부담 능력은 사업자 간에 크게 다를 수 있다”며 “매출액 하나만으로 부담능력을 판단하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카지노 국가와의 비교에서도 단순 세율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카지노 관련 세금뿐 아니라 법인세, 라이선스 비용, 지역사회 기여금, 각종 부담금, 의무투자 등을 모두 합산해 봐야 실제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장 접근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지 여부는 카지노 사업자의 시장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단순한 세율만으로 국가별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 “복합리조트 투자했으면 인센티브 줘야”
이 회장이 제안하는 관광기금 개편의 핵심은 차등·성과연동형 부과체계다.
카지노 매출만을 기준으로 기금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국가 관광정책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외래객 유치 실적과 고용창출, 비카지노 시설 투자, 지역경제 기여 등을 평가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이라면 정부 입장에서는 관광산업 발전을 유도하면서도 사업자에게는 투자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뿐 아니라 호텔과 공연, MICE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카지노 사업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정부가 복합리조트 투자를 장려하면서 동시에 카지노 매출만을 기준으로 부담을 확대한다면 정책적으로 모순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기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사업자의 영업이익뿐 아니라 향후 재투자 여력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카지노산업은 경쟁국과 고객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과 시설투자가 필요한 산업인 만큼 단기적인 기금 수입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국가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 “허가 갱신제는 필요…다만 기업이 장기투자할 수 있어야”
카지노 허가 갱신제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지노가 높은 수준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일정 기간마다 사업자의 적격성을 평가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논리다.
특히 재무건전성이나 법규 준수 여부뿐 아니라 자금세탁방지, 책임도박, 고객보호, 고용창출, 관광산업 기여, 투자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허가 갱신제가 정부의 행정 재량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조 원의 자본이 투입되는 복합리조트 사업 특성상 사업자는 장기간에 걸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허가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갱신될지 불확실하다면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평가지표와 배점, 갱신기간, 결격사유 등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허가 갱신제가 사업자 입장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제도만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카지노산업 특성상 사업자에게 준법경영을 요구하는 장치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사업자의 자기검열과 예방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영업권 양도·양수 사전인가제…“부적격 자본 걸러내야”
영업권 양도·양수 사전인가제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필요성을 인정했다.
카지노산업은 일반적인 관광시설과 달리 자금세탁과 불법자금 유입, 범죄자본 진입 등의 위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적격성을 사전에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사후 신고제에서는 거래가 이뤄진 이후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허점으로 지적됐다.
사전인가제가 도입되면 자금 출처와 실질 소유자, 범죄 및 제재 이력, 재무건전성, 카지노 운영능력 등을 거래 전에 검증할 수 있다.
다만 정상적인 투자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지분 거래를 동일하게 심사하기보다 실질적인 지배권이 변경되는 거래를 중심으로 심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조건은 정부의 신속한 행정처리다.
심사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정상적인 M&A나 투자계획까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사기준뿐 아니라 처리기간도 명확하게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관광행정만으로 카지노 감독하기 어렵다”…전문 감독체계 필요
카지노산업이 복잡해질수록 관리·감독체계도 전문화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현재 카지노는 관광산업의 범주에 속해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금융과 외환, 자금세탁방지, 책임도박, 게임 공정성, 고객보호 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돼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관광행정 체계만으로 카지노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순환보직 중심의 공공기관 인사체계로는 카지노 분야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주목했다.
일본은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실제 개장하기 전부터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감독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단순히 기존 기관에 업무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카지노산업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로운 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규제기관이 늘어나면서 동일한 사업자에게 여러 기관이 중복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산업 경쟁력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규제기관의 일원화와 전문성 확보다.
카지노를 둘러싼 ‘순기능’과 ‘부작용’도 구분해야
카지노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에서는 카지노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회장은 카지노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문제도박자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경제적 여건과 이용 목적, 이용 행태 등에 따라 카지노를 하나의 여가활동으로 즐기는 이용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해 일반적인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즐기기 어려운 사람이 가족과 함께 카지노를 찾아 게임 자체를 여가로 즐기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이 회장은 “어떤 사람에게는 유일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카지노 게임일 수도 있다”며 “그런 사람에게는 카지노가 필요한 효용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신의 경제력을 넘어 과도하게 게임을 하거나 재산을 탕진하는 문제도박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카지노를 무조건 확대하거나 무조건 억제하는 이분법적인 접근보다는 합법적인 카지노 이용과 문제도박을 구분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정교한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의무적 카드 플레이’ 주목…“이용행태 데이터가 핵심”
책임도박의 구체적인 대안으로 이 회장이 제시한 것이 의무적 카드 플레이다.
이용자가 카지노 입장 후 현금을 자유롭게 추가 투입하는 대신 사전에 자신이 사용할 금액을 설정하고 카드를 통해 충전한 뒤 해당 금액 범위 안에서만 게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금액 제한이 아니라 이용자의 게임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카드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용금액과 게임시간, 이용 패턴 등을 축적할 수 있다.
사업자는 이를 토대로 특정 이용자의 게임 행태에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예컨대 장시간 게임을 반복하거나 큰 금액의 손실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이용자의 경우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해 경고하거나 이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액수를 무조건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용할 금액을 설정하는 방식”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용 기록을 남기고 이를 통해 위험 이용자를 사전에 선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지노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의 자유로운 추가 베팅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책임도박과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역시 일정 수준의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 “카지노는 돈 따러 가는 곳 아니라 놀러 가는 곳”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카지노 게임은 확률과 우연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개인의 실력만으로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개별 게임에서 고객이 승리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반복될수록 카지노가 통계적인 우위를 갖는 구조다.
따라서 카지노를 방문할 때부터 돈을 벌겠다는 기대보다 여가와 오락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딜러에 대한 인식 역시 실제 카지노와 대중의 이미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딜러는 고객이 돈을 따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공정하게 게임을 진행하고 고객이 카지노를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딜러가 임의로 게임 결과를 조작하거나 특정 고객에게 유리하게 결과를 만들어주는 것은 정상적인 카지노 운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카지노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문화 속 카지노 이미지만으로 산업 전체를 판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 복합리조트 시대…“카지노 기업에서 관광콘텐츠 기업으로”
이 회장이 국내 카지노산업의 미래를 설명하면서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복합리조트다.
카지노 하나만으로는 글로벌 관광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카지노와 호텔, MICE, 공연, 쇼핑, F&B, 엔터테인먼트를 하나의 목적지 경험으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는 다른 국가가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관광 콘텐츠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K-POP과 K-콘텐츠, K-푸드, 의료·뷰티 등이 대표적이다.
카지노를 이 같은 한국의 관광자산과 결합한다면 단순히 카지노 게임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한국 자체를 여행 목적지로 선택하는 체류형 관광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회장은 국내 사업자들이 단순한 카지노 운영기업에서 관광콘텐츠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사카 카지노 개장…“시설 규모로는 한국이 이길 수 없다”
국내 카지노산업의 경쟁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다.
이 회장은 오사카 카지노가 국내 관광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카지노산업에는 직접적인 경쟁 압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사카의 강점은 카지노 하나가 아니다.
일본이라는 거대한 관광시장과 오사카·교토·고베를 연결하는 관광권, 일본의 국가 브랜드, 글로벌 카지노 기업 MGM의 운영 경험이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한국이 시설 규모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따라서 한국만의 관광자산을 활용해야 한다.
K-POP과 K-콘텐츠, K-푸드, 의료·뷰티 등 이미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콘텐츠를 복합리조트와 연결해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설 규모 측면에서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며 “한국은 K-POP, K-콘텐츠, K-푸드, 의료·뷰티 등 다른 국가가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독보적인 관광자산을 킬링 콘텐츠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사카 개장까지 시간 많지 않다”…국가 차원의 정책 필요
오사카 카지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정부가 복합리조트산업을 국가 관광정책의 핵심 축으로 보고 법적·제도적 환경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자본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복합리조트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복합리조트와 관련된 각종 제도를 하나의 법체계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결국 국내 카지노산업이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카지노만 육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텔과 공연, 쇼핑, MICE, F&B 등 관광산업 전반을 함께 키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 “세 가지 제도 모두 글로벌 기준…속도는 달리해야”
현재 업계에서 논의되는 세 가지 제도인 관광기금 부과체계, 허가 갱신제,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가운데 이 회장은 각각의 추진 속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허가 갱신제와 양도·양수 사전인가제는 카지노산업의 투명성과 적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준에 가까운 만큼 도입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관광기금 부과체계는 사업자의 실질적인 부담 능력과 투자 구조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즉 제도 개편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시행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 가지 제도를 동시에 추진하더라도 규제의 목적과 방식이 명확하다면 업계가 감당할 수 있지만, 기금 부담까지 일률적으로 확대될 경우 투자와 경영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 “규제 목적은 산업 축소가 아니라 건전한 육성”
이 회장이 제시한 제도 개편의 원칙은 명확하다.
카지노가 대표적인 사행산업이라는 점을 전제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성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카지노산업을 단순한 사행산업으로만 규정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국가 관광산업의 전략적 구성요소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역시 산업을 축소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투명하고 건전한 산업으로 유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핵심 원칙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필요한 규제는 보완해야 하지만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는 규제 완화만을 주장하는 것과도 다르다.
허가 갱신제를 도입하고 자본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며 책임도박을 확대하는 등 필요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규제가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위축시키거나 국내 사업자와 해외 경쟁자 사이의 경쟁 조건을 악화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5~10년 뒤 카지노산업은 ‘카지노’가 아니어야
이 회장이 바라보는 국내 카지노산업의 최종적인 방향은 카지노라는 좁은 산업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다.
향후 5~10년 뒤에는 카지노 매출 자체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했는지,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체류했는지, 관광소비와 고용을 얼마나 창출했는지가 산업의 핵심 성과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지노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콘텐츠이자 복합리조트를 구성하는 핵심 시설로 기능하고, 호텔과 공연, 쇼핑, MICE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되면 카지노산업의 경제적 효과 역시 카지노 매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텔업과 외식업, 공연·엔터테인먼트, 교통, 유통, 관광서비스 등 다양한 연관산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
“정부는 육성정책, 사업자는 공익 책임”
이 회장은 정부와 사업자 모두에게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는 카지노산업을 국가 차원의 체류형 관광 플랫폼이자 앵커 산업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을 주문했다.
카지노를 단순히 관리해야 할 사행산업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국내 체류시간을 늘리는 관광산업의 핵심 요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에 대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을 요구했다.
카지노 사업은 국가로부터 특허 형태의 사업권을 부여받아 운영되는 산업인 만큼 사업자 역시 수익성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준법경영은 물론이고 책임도박과 고객보호, 지역사회 기여 등 공익적 역할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카지노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사업자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필요한 규제를 정교하게 만들고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자는 특허사업자로서의 책임을 인식하고 투명성과 공익성을 강화해야 한다.
◆ 카지노산업의 미래는 ‘규제냐 육성이냐’ 넘어선 문제
국내 카지노산업을 둘러싼 논쟁은 그동안 ‘도박을 허용할 것인가’라는 찬반 구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산업이 복합리조트 형태로 발전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한 찬반 논쟁만으로는 산업의 현실을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카지노의 부작용은 분명 존재한다. 문제도박과 자금세탁, 불법자금 유입 등은 강력하게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를 관광·여가산업의 일부로 어떻게 건전하게 관리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필요하다.
이 회장은 카지노산업의 미래를 결국 ‘관리된 육성’에서 찾는다.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걷어내고, 사업자의 투명성과 책임은 높이면서 동시에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오사카 카지노 개장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 카지노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설 규모 경쟁에서는 일본에 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만의 관광콘텐츠를 카지노와 결합해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궁극적으로 카지노 매출액 자체를 산업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체류시간, 관광소비, 고용창출 등 국가 관광산업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카지노산업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이 회장은 과거 인상 깊었던 사례 하나를 소개했다.
이 회장은 "과거 신체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한 카지노 이용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거의 매일 카지노를 방문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이용자 옆에는 항상 그의 곁을 지키는 어머니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가 카지노를 이용하며 즐거워하는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라며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카지노는 도박장이 아니었다. 누군가에는 제한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여기의 장소로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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