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충당금 부담으로 올해 수익급감 예고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정상화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신규 자금 공급 요구를 받는 보험사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여신전문금융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12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지난 10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PF 사업장 지원으로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제도적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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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정상화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신규 자금 공급 요구를 받는 보험사와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하는 여신전문금융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석판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당초 금융감독원의 요청으로 신 회계기준 IFRS-17 및 새 건전성 기준 K-ICS 관련 협의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당국의 자금 지원 요구가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금감원 간담회 참석자는 손보사 6곳, 생보사 6곳 등 모두 12개 보험사의 CRO(경영관리부문장)과 자산운용 담당 임원들이다.
생보사에서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동양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6개사, 손보사로는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흥국화재 6곳 등 상위사들이 참석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리스크를 떠안고 PF 사업장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문제와 사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추가 손실을 예방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과 보험사가 부동산 PF 사업 대출시 착공 시기까지 본 PF 자금을 공급해왔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감원은 착공하지 못한 채 토지만 확보된 초기 단계 PF 사업장에 대한 정상화를 위한 추가 신규 자금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진척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토지만 확보한 초기 사업장 대출의 경우 옥석 가리기를 통해 상당수가 공매나 경매방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브리지론 방식 위주로 저축은행들과 캐피탈사에서 맡아온 초기 PF 사업장 처리로 손실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건은 PF 신규 대출을 보험사들이 어느 정도까지 떠맡느냐는 것이나 당장 리스크 확대와 건전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당국의 요구대로 신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신 보험업계는 요양업 진출 등 신사업 허용과 PF 지원으로 건전성 악화에 K-ICS 예외적용과 더불어 자금을 공급한 PF 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면책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권은 부동산 PF 사업장별 처리 가이드라인과 손실충당금 적립 부담 때문에 올해 캐피탈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PF 익스포저 노출이 클 수밖에 없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1·2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실제로 작년말 기준 캐피탈사들의 PF 예상손실에 대한 업계 차원의 대손 비용은 총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추가 예상손실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이해관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권 금융회사, 부동산신탁회사, 건설사 등과도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부동산 PF발 불안 요인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부실사업장 정리와 재구조화를 차질없이 이행해달라”면서 PF사업 옥석 가리기와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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