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고도 이자를 받지 못한 '깡통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건설·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은행의 손실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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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에서 대출해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 및 부동산업 불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21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KB·신한·하나·우리·농협) 시중은행의 지난해 무수익여신이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대출’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3조5207억원이다. 지난 2022년 대비 26.2%가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모두 무수익여신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7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6%, NH농협은행은 5130억원에서 7682억원으로 49.7%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전년 대비 33.1%, 12.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무수익여신이 6327억원에서 6060억원으로 4.2% 줄었다.
이러한 무수익여신 급증에 따라 업계에서는 건설·부동산 업체들의 부도·채무 불이행이 원인으로 지목했다. 건설·부동산 대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별 공개한 '거액 무수익여신 증가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5대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대출자는 예외없이 건설·부동산 업체였다.
당분간 건설·부동산 업체와 관련된 무수익여신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은행권 전망이다.
한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 비용 증가로 건설·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손충당금을 확대해 위험 관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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