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동스크랩 보관기간 '30일~180일' 확대...고려아연 '친환경 동' 사업 탄력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9 14: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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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정호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첨단산업 발전으로 구리(동)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구리 관세 50% 부과조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올해 7월에 발표한 구리 배선·파이프 대상 고율 관세 부과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 내 제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재활용업자의 구리 스크랩 등 폐기물 보관기간을 현행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폐기물을 활용해 ‘친환경 동’을 생산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거론되는 고려아연의 생산비 부담이 경감돼, 관련 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사진=고려아연>

 

지난 7월 31일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오는 9월 9일까지 기관,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개정안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한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 내용 가운데 원료 제조를 목적으로 하는 수입 폐기물의 보관기간을 현행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는 조항이 산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폐전선, 폐모터 파쇄품 등 동 스크랩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해 구리 생산의 지속성과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환경부에 따르면 그간 재활용업자들은 기존 최대 30일의 보관기한을 준수하기 위해 수입 폐기물을 일괄 통관하지 않고 상선에 보관하며 재활용 공정 일정에 맞춰 일부만 통관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선박 보관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해 현장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이 이뤄지면 재활용업자들의 수입 폐기물 보관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에 구리 스크랩을 대량 공급하는 것이 한층 용이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형성된다.

 

현재 폐기물을 활용해 친환경 동을 생산하는 대표적 기업으로는 고려아연이 꼽힌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고려아연의 동 사업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려아연은 폐PCB 등을 활용해 순도 99.9935% 이상의 고품질 동을 만들어낸다. 수입 정광을 쓰지 않고 폐기물을 순환 이용하는 만큼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8월 글로벌 인증기관 SGS로부터 고려아연이 사용하는 원료가 100% 재활용 자원으로 동을 생산하고 있음을 공식 인증 받았다.

 

고려아연의 동 판매량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만1,000여 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약 6% 늘어난 1만6,300여 톤의 동을 판매했다. 동 매출액 역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인 3,894억 원을 달성했고 올 상반기에는 약 2,2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약 1,920억 원과 비교해 15%가량 늘었다.

 

고려아연은 동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온산제련소는 제련부산물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설비인 퓨머(Fumer)를 매년 1기씩 동 제련 설비로 전환해 동 생산능력을 연간 15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 동 생산 과정에서 미국 자원순환 사업 거점인 페달포인트는 전자폐기물 수급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 페달포인트 계열사인 이그니오홀딩스와 캐터맨 등이 동 생산에 필요한 전자폐기물 등 2차원료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폐PCB 등 전자폐기물을 이그니오홀딩스 소성공장에서 중간 처리를 한 뒤 온산제련소로 보내 동을 제련한다.

 

고려아연의 동 사업 확장은 최윤범 회장 취임 이래 추진 중인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3대 축의 신사업을 육성하는 구상이다. 

 

최윤범 회장은 8월 1일 창립 51주년에 앞서 지난달 31일 기념사를 통해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더 이상 희망이나 선언이 아닌 실체를 가진 전략이자 우리가 실제로 만들어가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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