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황성완 기자]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신임 CEO는 정재헌 SK텔레콤 대회협력 사장으로, 법률 전문가 출신이다. 최근 잇따른 보안 사고로 흔들린 고객 신뢰 회복과 책임 있는 인공지능(AI) 경영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법조인 출신 경영인을 전면 배치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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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 | 
◆ 법조인 출신 첫 SKT CEO…해킹 사태 속 '신뢰 회복' 임무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30일 임원 인사를 통해 정재헌 대회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향후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정재헌 신임 CEO(1968년생)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년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로 재직했다. 2019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2022년 SK스퀘어 출범 시 창립 멤버로 투자지원센터장을 맡아 법무·재무 업무를 총괄했고, 2024년부터 SKT 대외협력 사장으로 ESG·대관(CR)·홍보(PR) 기능을 맡아왔다. 최근까지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을 겸직하며 그룹 지배구조 및 경영 체계 고도화를 주도했다.
SK텔레콤이 법조인 출신 CEO를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고객 불안과 신뢰 저하가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유영상 전 CEO는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해킹 사태 이후 위약금 면제, 약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프로그램 도입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그 여파로 2분기·3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781억원,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2%, 90.9% 감소했다. 회사는 이후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꾸려 외부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와 함께 재발 방지·보상·보안체계 강화 대책을 논의 중이다. 정 신임 CEO는 이 위원회를 직접 챙기며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AI·보안 투트랙…법률 기반 책임경영체제 구축
정 신임 CEO는 법조인 경력을 기반으로 규제기관과의 소통과 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에서도 강점을 보일 전망이다. SK텔레콤 측은 “AI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AI 거버넌스를 정착시키고, 사이버 침해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 강화를 주도해왔다”며 “AI·통신 사업을 균형 있게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정 CEO가 법무·ESG·대외협력·지배구조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조직 내실 강화 및 대외 신뢰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직후 정 CEO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유심 해킹 사태 후속 조치 ▲고객신뢰회복위원회 운영 ▲법적 분쟁 및 규제 대응 등이 꼽힌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전환 전략 완성과 글로벌 AI 기업 도약을 위한 인프라·서비스·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이 요구된다.
이번 인사에서 SK텔레콤은 경영체제를 AI CIC와 통신 CIC로 재편했다. 통신 CIC는 한명진 CIC장이 맡는다. 한 CIC장은 SK스퀘어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AI CIC의 경우 기존에 유영상 전 CEO가 맡았다. 유 전 CEO는 지주사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장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AI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유 전 CEO가 겸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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