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 화장실의 날' 반추하는 존 해링턴과 수세식 변기의 탄생

이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4 15: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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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이준 기자] 오는 11월 19일 유엔(국제연합)이 지정한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수세식 변기의 초기 버전을 발명한 16세기 영국의 발명가 존 해링턴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은 위생 시설의 중요성과 안전한 화장실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됐다. 

 

▲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 WTD) 로고. [이미지=UN]

 

현대 사회에서 필수 시설로 여겨지는 화장실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존 해링턴(John Harington)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총애를 받았던 귀족 가문 출신으로, 당시 사회에서 수세식 변기를 발명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사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해링턴은 1596년, 그는 여왕을 위해 당시 비위생적이었던 화장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변기를 설계했다. 

 

당시 화장실은 위생적이지 못했고, 악취와 질병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해링턴은 여왕을 위해 최초의 수세식 변기를 개발하고, 이를 ‘아약스(Ajax)’라 불렀다. 이 변기에는 물이 흘러 내려가 오물을 씻어내는 장치가 있어 사용 후 청결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해링턴은 이 장치에 대해 설명하는 책 ‘The metamorphosis of Ajax(아약스의 탈바꿈)’까지 출판하며 당시 큰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그가 개발한 변기는 지금의 변기와 달리 원시적이었지만, 오물 처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해링턴의 변기를 매우 흥미롭게 생각해 실제로 사용해 보기도 했으나, 당시 이 발명품이 대중적으로 보급되지는 못했다. 수세식 변기는 일단 설치에 많은 비용이 들었고, 당시 대부분의 건물에 적합하지 않은 크기와 구조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사학계는 전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링턴의 수세식 변기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아닌 대중을 위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가 시작한 위생 혁신은 후에 현대 변기의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며"19세기 산업혁명과 위생 시설의 발전에 힘입어 수세식 변기는 점차 대중에게 보급되어 위생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전 보건복지부 장관 실비아 매튜 버웰(Sylvia Mathews Burwell)은 “지난 200년 동안 변기의 발명으로 촉발된 위생 혁명만큼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개선하는 데 큰 기여를 한 혁신은 없다“라고 말했다.

 

사학계 일각에서 존 해링턴을 단지 여왕의 대자이자 작가에 불과한 인물이 아니라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통해 위생과 인간 생활의 편의를 위해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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