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속도보다 방향"…AI 주권, 추격이 아닌 선택의 문제"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4 16: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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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전략적 설계"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초거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AI 전략을 둘러싸고 '속도 경쟁'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14일 최종현학술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추격이 아니라, 무엇을 통제하고 어디서 협력할 지를 정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현학술원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가 제시한 소버린 AI와 글로벌 AI 논리 비교 [사진=최종현학술원]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위원회는 'AI 주권 시대, 대한민국의 선택' 보고서를 통해 AI 주권을 기술 개발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략의 문제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서둘러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이 오히려 국가 전략의 출발선을 흐릴 수 있다며, 방향 없는 속도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보고서 작성에는 학계·산업계·투자 분야 전문가 12명이 참여했다. 

 

KAIST·서울대·스탠퍼드대 AI 석학과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리벨리온 등 산업 현장 책임자들이 함께 논의에 나섰고, 최태원 이사장도 직접 참여해 기술·산업·사회적 함의를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보고서에 담긴 핵심 질문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왜, 어디까지 국가가 책임질 것인가”다. AI 주권은 모든 기술을 국산화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국가가 반드시 통제해야 할 영역과 글로벌 협력을 활용할 영역의 경계를 설정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오픈소스면 충분하다’는 인식에 경고음을 울린다. 

 

오픈소스는 개방적 대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빅테크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주권 문제 역시 핵심 쟁점이라는 것이 보고서에 담겼다.

 

미국 클라우드법에 따라 해외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데이터가 외국 정부의 접근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행정·보건·국방 등 핵심 데이터의 무분별한 해외 의존은 장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학술원 측은 봤다.

 

반대로 소버린 AI에 대한 맹목적 ‘올인’도 경계했다. 초거대 AI는 막대한 연산 인프라 투자와 지속적인 고도화를 요구하는 장기전이며, 정책 연속성이 흔들릴 경우 공공 재원이 투입된 AI 사업은 지속성을 잃을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국산 모델을 전면 적용할 경우, 과거 액티브X처럼 고립된 ‘AI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고서는 이분법을 버리고 ‘구분된 전략’을 제시한다. 

 

국가 책임이 불가피한 영역은 통제하되, GPU(그래픽처리장치)·민간 활용 LLM(대규모 언어모델) 등 글로벌 협력이 효과적인 분야는 적극 연계하라는 것이다. AI 주권은 독립 선언이 아니라, 통제와 협력의 경계를 설계하는 문제라는 해석이다.

 

산업 전략 측면에서는 범용 AI와 특화 AI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봤다. 

 

의료·금융·제조·국방 등에서 검증된 특화 AI를 기반으로 성과를 축적하고 이를 범용 역량으로 확장하는 경로를 국가 차원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제조업은 그 핵심 승부처로 지목됐다. 개별 기업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이터 연합’을 국가가 설계해야 제조 AI 경쟁력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는 AI 전략의 최종 승부처로 인재를 꼽았다. 

 

단순한 인력 양성 숫자가 아니라, 어떤 역할의 인재가 필요한지 부터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과 기반 계약과 유연한 보상 체계, 정부의 ‘최초 수요자(First Buyer)’ 역할 역시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AI 주권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며 한국이 추격자가 아닌 전략 설계자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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