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담 이유...홈쇼핑계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TV홈쇼핑 기업과 유료 방송 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TV홈쇼핑 업계가 협력사로부터 높은 판매 수수료를 걷어온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 28일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이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 더 이상 송출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결정이다. 업계의 잇단 송출 중단 결정에 홈쇼핑 '블랙아웃'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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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커머스부문 사옥 [사진=CJ온스타일] |
유통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TV홈쇼핑 기업은 유료 방송 사업자와의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앞서 1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3년 10월 1일 0시부터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를 통한 방송 송출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홈쇼핑도 지난 27일 송출 수수료 협상 중단을 알리는 내용의 공문을 LG헬로비전에 보냈다.
이에 양천구와 은평구 등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 일부(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도시, 강원‧충남‧경북 등 총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의 유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CJ온스타일‧현대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해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아직 블랙아웃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TV홈쇼핑사들과 지속해서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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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각사 CI |
홈쇼핑 업계와 유료 방송 사업자는 송출 수수료 문제를 놓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 왔다.
업계는 올해 TV홈쇼핑 기업들이 방송 중단 카드까지 내세우는 이유로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송출 수수료가 감당 못 할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홈쇼핑 업황이 나빠지며 수수료 부담 비중이 늘자 결국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배수진으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송출 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방송 사업자에 채널 이용의 대가로 내는 비용이다.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 96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65.7%에 달했다. 특히 CJ온스타일이 지난해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급한 송출 수수료는 3691억원으로 방송 사업 매출의 74.9%까지 차지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동안 TV홈쇼핑 업계가 입점사들을 대상으로 높은 판매 수수료를 받아온 점을 꼬집으며 소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서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TV홈쇼핑이 국내 6대 유통 업태 중 가장 높은 판매 수수료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의 판매 수수료는 29.2%로 가장 높았고 이어 백화점 19.3%, 대형마트 18.6%, 아울렛·복합쇼핑몰 13.3%, 온라인 쇼핑몰 10.3% 등으로 입점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TV홈쇼핑사들 중에서는 CJ온스타일의 실질 수수료율이 34.1%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NS홈쇼핑(32.9%), GS숍(29.9%), 롯데홈쇼핑(29.7%), 현대홈쇼핑(29.9%) 등의 순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유통 업계에서는 TV홈쇼핑 업체들이 판매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이유가 송출 수수료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와 송출 수수료의 관계는 당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방송 사업자에 부담해야 할 송출 수수료가 계속 오르다 보니 방송을 이어가려면 TV홈쇼핑 업체들이 협력사에 요구하는 수수료율 역시 오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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