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발생 차액 연간 누락 문제 "미흡공시 위반여지"지적
자산 새어 나가는 부분 전산처리·인력운영리스크 원인 지목
운영 부재 의한 공시 의무화 실수 관련 적기 기재 개선 필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태광그룹 금융 계열사인 흥국화재가 모회사인 흥국생명과 함께 쓰는 건물 대여금 관련 부채가 발생된 금액을 뒤늦게 정정공시한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된다.
건물대여금은 리스자산으로 분류돼 특수 관계 거래로 장부에는 인식된다. 정정공시 사유는 ‘추가기재’라고만 써져 있는데, 일각에서는 연간 누락에 따른 실수를 뒤늦게 발견한 점은 운영리스크 면에서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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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흥국화재 본사. [사진=연합뉴스] |
11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지난달 10일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연 1회 및 1분기) 정정신고서를 기재했다. 정정대상 공시서류 최초 제출일은 지난 5월 31일이다.
정정사항 내용은 구체적으로 계열회사와 특수관계 (자금)거래현황이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동안 모회사 흥국생명과 함께 쓰는 건물 대여 관련 리스부채(임차계약 등) 차액 총 42억원을 추가 기재했다.
이번 정정보고사항에 대해 공정위는 "따로 누락된 부분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의무공시 하도록 안내는 하고 있지만, 흥국화재의 경우 자체 점검 과정에서 차후 발견, 수정사항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흥국화재는 공정거래법 제 14조(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제1항의 규정에 의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인 태광그룹에 속하는 회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연간 리스자산 발생현황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시선이다. 통상 전담 직원이 보고산출시 전산처리하도록 돼 있는데 시스템 장애 문제가 있거나 직원 교체로 인한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금융경제학 교수는 "통상 일상적인 건물 한층을 임대시 연간 24억원이 드는데, 대기업 그룹사 계열사들이 건물 쓰는 비용이 연간 42억원이면 큰 것"이라며 "자산이 나가는 시스템 운영을 미흡하게 했다는 것으로 보여지고, 이를 미처 알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는 재무팀의 명백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의 정정공시 사유가 직원 시스템 관리 미흡의 원인이 많으므로, 공시 전담하는 인력이 부족한 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공시 의무화에 따라 적기에 정확한 공시를 해야 한다는 경영진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시 담당자가 바뀌면 담당자 실수로 인해 그간의 누락된 금액을 살펴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단순 공시담당자의 실수로 치부해 정정공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전 보고 절차를 보다 촘촘하게 체계를 바꾼다는 식의 실수방지 및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태광산업은 지난 2022년 계열사인 흥국화재 지분 19.5%(보통주 1270만7028주)를 인수했다. 이로써 태광산업은 흥국화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지분법 손익을 인식하고 있다. 흥국화재 최대주주는 흥국생명으로 돼 있다. 태광산업 인수 거래 이후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지분은 59.56%에서 40.1%로 줄어들었다.
흥국화재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967억원) 대비 50.36%감소한 3161억원을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지난달부터 금감원 수시 검사 대상에 올랐다. 현재 회계를 비롯 자산운용 실태 관련 들여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번 계열사 간 특수관계 거래 정정공시 사항 관련 금감원 검사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있지만, 사측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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