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 막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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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연합뉴스 |
통화완화와 대출 등으로 시중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택 거래,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겹치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가계 빚이 빠르게 증가해 왔는데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부동산, 증시, 대출시장 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가계 빚이 1800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분기에만 41조원 넘게 불어났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이 겹친 결과다.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2003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사실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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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신용 추이 [자료=한국은행] |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로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을 수 없었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0.3%로 2019년 4분기 이후 줄곧 상승세다.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면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1금융권의 대출을 규제하면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쏠리는 식으로 가계신용은 증가해 왔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에도 주택 매매·전세 거래 관련 자금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4월 말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영향을 미친 데다가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하면서 가계신용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67%는 8월 기준금리가 동결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기대심리는 상승했다.
8월11일부터 17일간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종합 BMSI(채권시장지표)와 기준금리 BMSI는 각각 87.3과 67.0으로 전월대비 하락했다.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9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악화됐다. 또, 설문응답자의 67.0%(직전 89.0%)는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33.0%(직전 11.0%)는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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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 채권시장 지표 (BMSI : Bond Market Survey Index) [자료=금융투자협회] |
금투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경기 회복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주요국 금리 상승 기대감으로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심리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가계 신용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도 강화됐다.
통화 긴축 선호 태도를 보인 일부 금융통화위원들은 집값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도 이날 향후 금리 인상이 가계 대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는 폭에 따라 증가 속도가 완화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인상을 공식화한 바 있다. 부채증가가 빠른만큼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고 차주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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