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홀딩스...'철강' 기지개·'2차전지' 안갯속 앞뒤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4-10 1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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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부진, 신사업 뚜력한 경쟁력 보여주지 못해 고민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 POSCO홀딩스가 전통적인 철강 사업의 점진적인 회복 조짐에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 특히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녹슨 칼’을 아무리 갈아낸들, 미래 성장의 ‘푸른 불’을 지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냉혹한 평가가 시장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10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POSCO홀딩스가 올해 1분기 매출액 18조 원(전년 동기 대비 -0.2%), 영업이익 5460억 원(영업이익률 3.0%)으로 시장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고환율에 따른 철강 부문 원재료 비용 부담 증가와 배터리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 때문이다. 

 

▲ 포스코 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 보고서는 POSCO홀딩스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시장의 예상보다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기에 지난해의 답답한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72조6880억 원, 영업이익 2조17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023년)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38.4%나 급감한 수치이다.

◆ ‘엎친 데 덮친 격’ 2대 주력 사업 동반 부진에 ‘한숨’

지난해 POSCO홀딩스는 핵심 사업인 철강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동반 부진하며, 그룹 전체의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주력인 철강 사업은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면서 판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전력 단가 상승으로 철강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인건비도 증가해 철강 생산 비용을 상승시켰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 결과 철강 부문은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3.6% 감소한 37조5560억 원, 영업이익은 29.3% 쪼그라든 1조4730억 원을 거뒀다. 해외 철강 사업은 매출 20조7130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9% 줄었다.

미래를 책임질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관련 소재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98%나 급감하며 겨우 7억 원에 그쳤고, 매출액 역시 22.3%나 줄어든 3조6999억 원에 머물렀다.

그나마 사정이 좋은 것은 상사·에너지 부문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 32조3408억원, 영업이익 1조1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4% 감소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에 따라 에너지 부문 실적이 유지돼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를 유지했다.

◆ 철강 ‘회생’ 기대감 속 신사업 ‘족쇄’ 여전

다행스러운 점은, POSCO홀딩스의 전통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철강 부문에서 희미하나마 회복의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부담은 여전하지만,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와 국내 시장의 반덤핑 효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더불어 조기 대선 이후 경기 부양책이라는 '정치적 바람'이 불어온다면, 잠재적으로 철강 수요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소극적인 희망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비판도 존재한다.

반면, POSCO홀딩스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던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신사업 부문은 현 시점에서 그룹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차전지 소재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라는 외부적인 악재에 더해, 경쟁 심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내부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내 뚜렷한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철강 부문은 업황 개선 효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배터리 부문은 업황 악화와 관세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수익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리튬 업체는 수요 둔화 우려로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단 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포스코홀딩스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안정한 재무 구조를 가진 회사들(경쟁사)이 줄어들면서 POSCO홀딩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성장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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