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송현섭 기자] 한국은행이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불투명한 경기전망 속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3.5%로 동결했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달러/원 환율 역시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리 인상압력이 증가한 가운데 결정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소비 부진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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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불투명한 경기전망 속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3.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앞서 미국 현지시간 지난달 20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뒤 미국의 긴축통화 정책 압력이 최근 완화됐다는 점도 한은의 이번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FRB에서 많이 오른 미국 장기채권 금리와 물가 상승세 반전 등 경기 지원을 위해 연내 0.25%P 추가 인상만 없다면 한미간 금리격차가 2.0%P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진행해 기준금리를 연 3.5%인 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정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현금 유동성 상황, 환율상승 등 9개월간 누적된 금리 인상압력을 앞으로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한은의 6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은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2분기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0.6% 올라 1분기 0.3%에 비해선 높으나 민간소비 –0.1%와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하향세를 타고 있다.
수출보다 수입이 급감해 불황형 구조를 보임에 따라 순수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겨우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는 8월 산업동향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되는데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준내구재의 소비 부진과 함께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은이 경기 문제를 고려해 언제까지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섣불리 장담하기 어려운 경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통화정책의 기조가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부양이냐, 물가안정이냐를 고려해야 하는 혼조세 속에서 6번째 금리동결을 결정한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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