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연결 매출 3조 클럽 가입 확실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국내 유통업체가 내수에서 다진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메가경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글로벌로 향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성장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 성장한 2조 8732억원, 영업이익은 25.1% 상승한 466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금성 자산은 1조원으로 2021년 말 대비 약 2700억원이 늘어나며 높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리온은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각각 118%, 124% 가동률을 보였던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은 공급량 확대와 생산 안정화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신공장 건설 및 증축을 단행하는 한편, 인도에서도 설비 투자를 늘려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하는 등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오리온] |
우선 베트남 현지에서 제 3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가 1억명에 다다르며, 20~30대 연령층 비중이 65%나 되는 젊은 소비 시장이다. 총 인구 중 15세 미만 유·아동 및 청소년층 비율이 24%일 정도로 성장 잠재력도 커 오리온은 기존 제과 외 쌀과자, 양산빵, 젤리, 견과류 등 신 시장을 개척하며 시장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올해 현지 판매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제 3공장 건립과 함께 생산동 신·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 호치민 인근 '빈즈엉성' 미푹3공단에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 3공장은 토지 매입과 더불어 구체적인 건축 계획을 수립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 시장의 미래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약속의 땅'이라고도 불리우는 빈즈엉성은 2022년 1분기 베트남 전체 외국투자 자본 중 4분의 1을 차지, 지역 월 평균 소득 1위를 나타내며 베트남 내 63개 성·시 중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오리온의 미푹공장 또한 이 곳에 위치해 있다.
미푹공장은 기존 생산동을 증축해 스낵 펠렛 및 쌀과자 제조 등을 위한 5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하노이 옌퐁공장은 생산동 신축과 기존 공장 증축을 통해 스낵, 비스킷, 파이, 젤리 등 9개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2027년 모든 라인의 구축이 완료될 예정으로, 14개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 추진하고 있는 제3공장 신공장을 제외하고도 연 8500억원 규모의 보다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되어 고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은 이와 함께 공급량 증대에 앞서 물류센터와 원자재 창고를 확장하는 등 시설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에 이어 비스킷, 젤리 시장 확대에 집중한다. 러시아는 초코파이, 초코보이 등 오리온의 차별화된 제품에 대한 현지 수요가 크고 성장 잠재력 또한 기대되는 시장이다.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는 출시 초기부터 차(tea)와 케이크를 즐겨먹는 러시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며 '차'(텃밭이 딸린 시골 별장)에서 농사 지은 베리류를 잼으로 먹는 러시아 현지 문화에 착안해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망고 등 잼을 활용한 초코파이를 포함해 총 14종의 제품을 선보이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러시아 법인은 현지 수요 증가에 발맞춰 올해 약 300억원을 투자하여 생산라인을 늘리는 한편, 신규 카테고리인 젤리 시장에 진출하여 현지 제과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젤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젤리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하고 베트남, 중국 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리얼한 과일 맛과 모양의 '마이구미 알맹이'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유럽에서 만들어진 젤리 브랜드들의 인기가 거세지만, 오리온만의 젤리 연구개발·제조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마이구미 알맹이' 시리즈가 이미 아시아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만큼 러시아 시장에서도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파이, 비스킷 라인을 각각 1개씩 증설해 공급량 확대에 나선다. 더불어 라인 자동화 등 생산력 향상을 위한 설비 투자도 병행해 고성장세를 지속 이어갈 방침이다.
인도에서는 꼬북칩을 앞세워 스낵시장에 도전한다. 올해 4월 글로벌 스낵으로 자리잡은 '꼬북칩(현지명: Turtle chips)'의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스낵 카테고리에 신규 진출했다.
향신료를 즐기는 인도의 식문화를 반영해 멕시칸 라임맛, 사워크림&어니언맛, 탱기토마토맛, 마살라맛, 스파이시 데빌맛 등 총 5종을 동시에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지 스낵시장 규모는 약 6조원으로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현지 생산을 통한 스낵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오리온은 꼬북칩 특유의 기존에 없던 독특한 모양, 바삭한 식감으로 K-스낵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초코파이의 판매 증가에 따라 올해 파이 생산라인 증설도 준비 중이다. 차별화에 성공한 잼 파이의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시장을 선도함과 동시에 신규 유통 거래처를 확보해 인도 전 지역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를 '신시장 개척'의 원년으로 삼아 각 국가별로 투자를 대폭 확대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마련함으로써 한국·중국·베트남·러시아에 이어 인도까지, 31억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