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인수 추진 의향...'몸집 불리기'해석
금융당국‘금융사고 책임론’정조준...대주주적격 난항 관측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내부통제 리스크 잡음에 시달리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은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M&A 추진 의향도 드러내고 있어 대주주적격심사 결과가 국정감사 전 해당 인수 성사 여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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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
26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관련 설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SPA란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약정으로, MOU보다 구속력이 강하다. SPA 체결 다음 단계는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심사다.
인수에 따른 기대 효과와 인수가격 적정성 등에 대해 상세히 보고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주요 법적 사항 등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우리금융은 SPA 체결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은행 내부통제 ‘책임론’을 지적하며 부각시키면서 ‘딜 성사’ 관련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임 회장과 조 행장에 대한 제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손 전 회장 부당대출 사건) 지연보고에 대해선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우리금융이 SPA 본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사건이 대주주적격심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시검사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친인척을 대상으로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 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고 그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 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이라는 혐의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부정 대출 관련자에 대한 제재와 함께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의 기관 제재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에 기관 제재가 가해지면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제재 전 동양·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생명보험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뿐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생명보험업계 6위 자산을 소유하게 된다. 동양생명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자산규모 33조3057억원, ABL생명은 17조7591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자산규모를 합산하면 51조648억원이다.
여기에 우리금융이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에 인수 검토 의사를 밝히고 초기 실사를 진행하고 있어 우리금융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M&A 추진은 본계약 체결까지 무난하게 갈 것으로 본다”라며 “하지만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이슈 사안에 따라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난항이 될 수 있기에 심사기간이 길어지거나 매각 성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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