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명세서 무서운데 카드론은 '사상 최대'...내몰린 서민금융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3 17:17:31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 전주 대비 26% 감소
11월 카드론 잔액 42조5000억원...역대 최대치
"카드론 등 대출사업, 포용금융으로 설명 안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경기침체에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에 시달리던 서민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신용카드 이용금액 급감에도 카드론 잔액이 사상 최대로 불어난 것이다. 

 

▲카드 명세서와 서민금융. [사진= 연합뉴스]

 

23일 통계청의 속보성 빅데이터 통계인 나우캐스트 지표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주 대비 26.3% 감소했다. 이는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0일(-26.3%) 이후 11주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이다.

 

보통 12월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시기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이달 첫째 주의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커진 경제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 냉각으로 표출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다른 나우캐스트 지표인 가맹점 카드매출액도 6일 기준 전국은 전주 대비 27.4% 줄었고, 특히 서울에서만 38.7% 감소했다. 

 

▲나우캐스트 가맹점 카드매출액 감소 추이. [자료= 통계청 Nowcast]

 

반면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치인 42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1월 말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은 42조5453억원이다. 지난 10월 말 42조2201억원보다 약 325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38조8791억원) 대비 3조6665억원 늘었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잔액,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도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11월 말 기준 6조9183억원으로 전월(6조 8355억원) 대비 828억원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도 7조1342억원으로 전월(7조1058억원) 대비 284억원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일부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나중으로 미뤄서 갚을 수 있는 서비스로, 카드 돌려막기에 이용할 위험이 크고 고금리로 원금상환의 부담이 커져 신용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경기둔화로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5년 여신금융업 전망’에 따르면 "카드업권은 경기둔화에 따른 성장성 제약과 가계부채 부담 누적으로 인한 건전성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카드업계는 서민을 대상으로한 카드론 등 포용금융 완화 방안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맞서 서민대출 수요 증가에 따라 서민경제를 위한 포용금융을 실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민금융은 곧 포용금융이라고 말하지만 카드론 등 대출사업을 두고 포용금융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서 수익원의 다양화를 노리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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