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태도 지수 강화 기조...대출 심사 어려움 '여전'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하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주요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 확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아 대출 심사 통과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신용평가사들이 저축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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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
1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12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전월과 같은 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환능력 심사 중심의 여신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립하겠다”며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일관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BI저축은행 주택대출(아파트), OK저축은행 OK모기지론(아파트) 등 주요 저축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0.03~0.3%포인트 인하된 것을 이유로 저축은행이 대출 취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업권별 대출태도 종합지수에서 상호저축은행 지수는 작년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으로 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최근 저축은행이 주담대와 중금리대출 금리를 인하한 것과 별개로 가계부채로 인한 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한국은행이 국내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대출태도를 조사한 뒤 '크게 완화' '다소 완화' '변화 없음' '다소 강화' '크게 강화' 등 응답 항목을 기반으로 산출한 지수다. 지수가 양(+)이면 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한다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한다는 금융기관 수보다 많은 상태고, 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인하와 대출 취급 확대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찾기 힘들다”며 “금융당국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상 대출을 늘리는 쪽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요인은 기준금리 변동”이라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된다면 대출금리 역시 같은 방향성을 갖고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지난해 신용등급을 내리거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저축은행은 총 30곳 중 17곳으로 집계됐다.
신평사들의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부동산PF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재정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 상반기 내로 부실채권(NPL)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앙회 산하 NPL 전문회사 설립과 더불어 경공매와 공동매각을 지원하는 등 부동산 PF와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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