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위기 극복" 은행권,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 '집중'

문혜원 / 기사승인 : 2025-02-07 15: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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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중은행 조직개편 통해 내부통제 관리 인사
금감원 4일 추가 정기검사 발표이후 '건전성'우려
가계대출 이어 은행들 기업금융 총량한도 재정비
기존업체 줄이고 신규업체 신용등급 강화 등
신규기업대출 취급보다 중소기업 차별화 치원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국내은행들이 새해 들어 내부통제 및 대출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는 형국이다. 은행 수장들이 고객에 대한 '신뢰회복'을 우선시하는 경영방침을 세운 만큼 안정적인 조직의 기틀을 세우고자 대출총량한도관리 등 건전성 강화에 집중해 "내실다지기"에 힘쓴다는 의지를 표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 시중은행들이 올해부터는 내부통제 강화와 대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ELS사태를 비롯한 부당대출 등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리스크에 직면한 은행들은 상반기부터는 건전성 제고를 최우선으로 해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대출관리의 경우 지난해 가계대출에 이어 기업대출 총량한도 관리에 들어간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연말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는 등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더 높여왔다.

 

이런 와중에 금융감독원이 앞서 지난 4일 주요금융지주·은행 등의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부당대출 사고가 나오면서 은행들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조직안정을 꾀하면서 혁신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금감원은 추가정기검사 발표에서 지난해 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 결과 387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당대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 ▲건전성·리스크 관리 강화 ▲자율쇄신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한 바 있다. 

 

은행들은 이에 비상체계에 들어가 내부통제 다잡기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금융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 및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여신심사 및 상시감사 등 내부통제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내부고발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제보제도의 세부기준도 손질했다. 또 관련 문구를 명확히 하고 전화, 팩스, 이메일, 우편, 행내 전산망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제보를 할 수 있게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은행권 처음으로 책무구조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10월에는 내부고발 포상금을 기존 5억원에서 최대 2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사고 규모나 예상 피해 규모에 따라 포상금을 차등 지급하고 제보한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사후 관리도 엄격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고객 자산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및 AI 활용 내부 통제 디지털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 시스템 안착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지주에서 지배구조법 개정 이전부터 약 4년 여에 걸쳐 '그룹 표준 내부 통제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별로 분산돼 있던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주 집중형 시스템으로 통합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부당대출 이슈가 불거진 이후 지난달부터 그룹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이 외 익명 신고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는 검사 출신의 윤리경영실장을 앉혔다. 특히 지점장이 직접 금고 관리에 참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명이 했다면, 이번에는 2~3명을 늘려 리스크관리에 대응한다.

 

이 밖에 은행들은 작년부터 일어난 정부의 탄핵상황, 기준금리인하 기조 등 불확실한 경기상황에 대비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혼란과 혼돈이 예상돼 기업대출 리스크관리를 위한 시스템 재정비에 들어갔다. 

 

기업대출 리스크관리란 대출 총량한도관리를 뜻한다.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신규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심사 강화, 기존에 하던 우량·유망 기업에 대한 한도를 줄여 상환하게끔 해 가계대출 관리처럼 건전성 회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통상 기업대출은 담보와 업종, 규모, 변동성 등을 반영해 가계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분류된다. 

 

‘기업금융’재건에 올해 경영목표를 둔 은행들은 금융지주들의 최우선 과제인 밸류업 기조에 맞춰 높은 RWA를 수반할 수 있는 중소기업 중 유망 기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영업 강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전국 기업금융 성장 지역과 국가주도 산업단지 등 중심으로 영업활약을 위해 SME지점장 활용배치를 뒀다. SME지점장은 소속 영업점의 기업금융 성과와 마케팅, 고객 관리를 총괄하는 자리다. 종전에는 전국에 1명 있었다면, 올해 인사 이후 20~30명으로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올해 조직개편 통해 신사업 진출보다 '고객 중심'에 올해 경영 방향성을 맞췄다. 고객솔루션그룹 내 개인솔루션부와 기업솔루션부를 통합해 '고객솔루션부'를 신설하고 채널부문과 영업지원부문을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소상공인 특화 대출에 나선다. 또 하나은행은 본부장인 영업본부 지역 대표로서 우수한 성과를 낸 4명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12명의 지점장이 본부장으로 등용됐다.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해 기업금융을 고도화했다. 법인과 개인사업자 손님의 문의를 AI 기반으로 분석해 답변해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분한 지난해부터 발생한 금융사고 인한 건전성 하락이 원인이 되어 신규기업대출로 인해 신사업 확장보다 여신운영 회복 및 리스크관리 중점에 둘 것"이라며 "대신 중소기업 디지털화 등 차별화된 지원체계를 통한 외형확장은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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