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31일 시행...금융권 자본 유치 전쟁 예고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4 08:05:36
  • -
  • +
  • 인쇄
은행권 집중된 적립금...증권·보험사 분산 가능성
"퇴직연금, 2050년에는 국민연금 규모 추월할 것"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이 이달 31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물이전으로 적립금 규모가 큰 은행권 외 증권·보험사도 자본 유치 기회를 노리면서 금융권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퇴직연금 유치 경쟁' AI 이미지 생성. [이미지= 마이크로소프트 bing 제작]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31일부터 퇴직연금 가입자가 종전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옮겨탈 수 있는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된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비교공시에 나타난 기존 적립금 규모를 보면 올 3분기말 신한은행이 42조7010억원, 국민은행은 39조5015억원, 하나은행이 37조78억원을 기록하는 등 400조878억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이상이 은행권 적립금으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계좌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미리 모든 금융상품을 매도(해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도해지 금리 등 비용 발생,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매수하는 과정에서 시장변화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품 해지 비용과 수수료 비용을 낮추고 업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금융상품 중 원리금보장상품인 예금, 이율보증보험계약(GIC), 국채와 원리금비보장상품 중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상품 환매 없이 금융사만 바꿔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연금 분야에서의 ‘갈아타기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400조 규모의 거대한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적인 자금 이동(머니무브)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힌 관계자는 “증권사는 타 업권에 비해 다양한 상품(국채, 회사채, 리츠 등)을 제공하고 있고, ETF 전 종목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아울러 투자상품에 대한 상담이나 연금자산 상담이 한 번에 가능하기에 이는 증권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퇴직연금은 원리금 상품에서 국채 편입, 비원리금 상품에서는 다양한 펀드와 ETF 대응이 가능해 금감원에서 매 분기 공시되는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물이전 제도는 자산의 유동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중도해지를 막고 분산효과를 일으켜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을 여러 기업에 퍼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핵심은 사업장 간 현물이전이 어느 정도로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실물이전이 가능한 상품이더라도 퇴직연금을 옮기려는 금융사가 해당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다”고 봤다.

 

한편 강 연구위원은 “인구 구조 변화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재정 부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퇴직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미흡하지만 2050년께 국민연금을 초과하는 최대 노후기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후 40년이 지나면 소득대체율(생애 소득 대비 노후 연금 수령액 비율)이 최대 20%대에 이를 것”이라며 “퇴직연금 정책과 전체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통제할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규호 기자
노규호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한병도 의원, ‘약자와의 동행’없는 서울시 미래교통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을 기치로 자율주행 서비스 확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교통약자는 탑승조차 어려운 구조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서울시가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 17대 중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차량은 6대(35.3

2

현대로템, 美 쉴드AI와 기술개발 업무협약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현대로템이 방산 부문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경쟁력을 강화한다. 현대로템은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미국의 AI 솔루션 업체인 ‘쉴드(Shield)AI’와 국방 AI 기반 다목적 드론 운용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3

현대해상, ‘아이마음 놀이터’ 건립·운영 MOU 체결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영등포구청,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어울숲 문화쉼터×아이마음 놀이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마음 놀이터’는 현대해상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추진하는 대표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지자체와 협력해 아동과 양육자를 위한 열린 커뮤니티 공간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