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엔씨의 자신감 “린저씨 불매운동 영향 없었다”...돌파구는 블소2·트릭스터M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1 03: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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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영업이익 전년比 30%, 77% ↓...'모바일 리니지 형제' 부진 깊어
불매운동 여파 여부에 "일반적 매출 변동일 뿐" 일축...돌파구는 신작 출시

엔씨소프트가 지난 1분기에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불거진 리니지M 이용자 불매운동 영향은 없었다고 일축하면서 향후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0% 줄어든 5125억 원을 거뒀다고 잠정 실적을 지난 1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77%나 급감한 567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기대치를 하회했다.  

 

▲ 자료=엔씨소프트


이 같은 매출 하락의 원인은 엔씨 간판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부진이다.

1분기 리니지M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나 떨어진 1726억 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도 18% 정도 감소한 수치다. 리니지2M은 152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출시 효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올렸던 전년 동기 대비 55%나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는 약 9%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엔씨의 절대적인 캐시카우는 ‘모바일 리니지 형제’로, 두 게임의 성과가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지난해 1분기 게임별 매출에서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2%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0%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 자료=엔씨소프트


특히, 리니지M의 매출 하락 폭은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치보다 컸다. 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초 논란이 됐던 리니지M 콘텐츠 업데이트 사고인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으로 어느 정도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사건으로 금전적 피해를 본 게임 이용자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엔씨 측의 소홀한 대처와 불성실한 태도가 불씨가 돼 이른바 ‘린저씨(리니지 게임을 즐겨하는 아저씨)’들이 직접 온라인 불매운동과 트럭시위를 주도하는 상황까지 번지게 된 것이다.

리니지M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과금러(게임 아이템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이용자)들이 엔씨가 충성고객을 대하는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게임을 정리하고 떠난다는 소식도 들려와 악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하지만 엔씨는 이번 1분기 실적 부진과 ‘NO NC' 불매운동의 인과관계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지난 10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장욱 엔씨 IR 실장(전무)은 이번 매출 하락에 대해 “과거 모든 게임들처럼 분기별 매출 변동(fluctuation)은 언제나 발생한다”며 특정 이벤트가 원인이 아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실적의 오르내림 정도로 의미를 축소했다.

이 실장은 “만약에 (불매운동) 관련 영향이 있었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액션을 취해야 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DAU(일평균이용자수)나 PCU(최고동시접속자수) 등 모든 트래픽 지표를 감안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영향을 못 찾겠다”고 단언했다.

이어서 “서비스를 하다보면 지난 20년 동안 그랬듯이 조금씩 엇박자가 날 때가 있긴 하지만, 그걸 계속 더 좋게 만들고, 그러면서 노하우를 계속 쌓아가고, 성과를 창출하기 때문에 (불매운동에 대한) 특별한 이슈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오히려 “매출 기조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씀 드린다”며 “만약에 트래픽 지표가 안 좋다면 자신있게 말씀을 못 드리지만, 일단 굉장히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자료=엔씨소프트



지난 1분기 수익성 하락 원인은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인건비는 2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 전분기 대비 26%가 늘어났다. 엔씨는 올해 초 전 임직원에게 기존 성과급과 별개로 CEO 특별 성과 보상금 80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했다. 엔씨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200여 명으로 총 330~340억 원 정도가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일회성 비용 증가 외에도 올해 임금 인상 요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엔씨는 신입사원 연봉이 비포괄임금제 기준으로 개발직군 5500만 원, 비개발직군 4700만 원이다. 올해 전체 직원 연봉도 개발직군 1300만 원, 비개발직군 1000만 원을 일괄 인상했다.

이 실장은 “산업 전체가 재편되면서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엔씨는 언제나 업계 최고의 처우를 유지해왔다. 그 관점에서 올해 인건비 상승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인건비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마케팅비는 역대 최고다. 이 실장은 “엔씨가 3개 게임 론칭을 위한 마케팅비를 일시에 투입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리니지2M 해외, 트릭스터M, 블소2 등에 대한 전방위적 마케팅 진행으로 분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분기는 줄어들 것”이라며 “엔씨는 글로벌 게임사 중 마케팅 비용이 매출액 대비 5~6% 정도로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 엔씨소프트 제공


이번 어닝 쇼크 극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은 ‘블레이드 & 소울 2(이하 블소2)’, ‘트릭스터M’ 등 신작의 성패에 달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반 년째 이어지면서 신작 개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블소2와 트릭스터M이 당초 예정일보다 출시가 늦어지면서 우려도 높았다. 


이 실장은 “엔씨의 폴리싱 단계, 마무리 단계는 굉장히 혹독하다”며 “6개월째 진행되는 재택근무 환경으로 트릭스터M과 블소2 론칭 일자가 불가피하게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로젝트 계획, 시장 상황을 감안해서 (일정을) 추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재택근무 환경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다. 이를 감안하면 여유롭게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에서는 이번 엔씨의 ‘어닝 쇼크’를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하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장중 2.41%까지 하락하다가 5.78% 급등한 87만 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황승택 하나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을 끝으로 신규 게임 출시 지연, 불매운동, 부진한 실적 등 그동안 주가를 괴롭혔던 다양한 이슈들이 모두 제거된 셈”이라며 “5월 트릭스터M의 출시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모멘텀이 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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