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김지호 기자] JTBC가 음주운전 뺑소니 협의로 구속 수사 중인 김호중이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고 보도해 눈길을 끈다.
▲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사고 관련해 경찰에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밝히겠다는 뜻을 27일 변호사를 통해 전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사진=김호중 인스타그램] |
JTBC '뉴스룸'은 27일 "김호중이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 잠금 장치를 푸는 데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가 속소를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호중은 자신의 휴대폰 세 대에 대해 개인 사생활을 이유로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사고 19일만인 27일에 돌연 휴대폰 비밀 번호를 밝히겠다고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이날 JTBC는 김호중이 소속돼 있는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재무제표도 분석했는데, 김호중이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도 콘서트를 강행한 이유가 '선수금 125억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눈길으 모았다.
보도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말 약 94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이 1년 만에 16억원대로 급감했다. 누군가에게 빌려준 돈이 30억원이며, 한 회사에 투자한 돈이 60억원이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공연 등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미리 받아놓은 일명 '선수금'만 125억이 넘었다.
이에 대해 박재영 세무사는 JTBC를 통해 "김호중이 계속해서 콘서트를 하고 수익이 날 거라고 생각했으니 2023년도에 돈을 그만큼 많이 썼을 것"이라며 "(사고 이후) 100억원이 넘는 선수금, 즉 환불금을 환불해줘야 해서 회사 재정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호중의 소속사는 27일 돌연 회사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임직원이 모두 퇴사하고 대표이사는 변경한 뒤 소속 아티스트와의 계약도 종료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어 소속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당사 소속 아티스트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당사는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여, 협의시 어떠한 조건도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피해를 입은 모든 협력사에게도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 당사와 김호중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생각엔터테인먼트에는 그룹 티에이엔(TAN), 배우 김광구, 손호준, 김승현, 그리고 가수 한영, 금잔디, 개그맨 허경환, 셰프 정호영, 축구선수 출신 이동국, 야구선수 출신 봉중근이 소속돼 있다. 이들 아티스트와, 이들의 매니저 등 임직원 등은 김호중 사건으로 인해 모조리 회사를 잃게 됐고 이에 "무책임한 폐업 수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도 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맞은 편에 있는 택시를 중앙선을 넘어 들이받고 곧장 달아났다. 이후 김호중은 막내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요구하는가 하면, 그의 소속사 직원 역시 김호중의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해 "음주운전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음주 사실을 부인했고 18일, 19일, 23일 콘서트까지 강행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 24일 김호중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김호중은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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