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돌발적 망상·성격 변화… 치매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6 08:41:19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중년 이후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망상이나 성격 변화가 조현병 등 정신병적 증상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실제로는 치매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신경퇴행성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인클리닉 전홍준 교수는 “근거 없는 의심, 급격한 성격 변화, 저장강박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경우 정신병적 장애로 단정하기보다 치매 초기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인클리닉 전홍준 교수

치매는 일반적으로 기억력 저하가 첫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환자 상당수는 기억력 문제 이전에 행동·심리증상(BPSD)이 먼저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 교수는 ‘도둑이 물건을 훔쳐갔다’는 식의 망상, 예민함·공격성 증가, 불필요한 물건을 반복적으로 쌓아두는 저장행동, 우울·불안·무기력 등 감정 변화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증상은 조현병 등 도파민계 이상으로 설명되는 정신병적 장애와 외형상 유사하지만, 발병 양상과 진행 경과가 다르다. 전홍준 교수는 “영상검사나 신경인지검사를 시행하면 초기 치매 변화가 확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PET-CT, 뇌영상,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등 진단기술 발전으로 조기 진단 정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치매를 정신병으로 오인한 채 항정신병약 위주의 치료가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 증상 악화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치매로 인한 신경퇴행성 변화가 원인일 때 항정신병약 중심 치료를 지속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전의 항체치료제가 도입되며 조기 발견의 임상적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전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의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초기 진단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년 이후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는 단순 스트레스나 정신병으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치매 초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기에 평가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증상 악화를 늦추고 환자·가족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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