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뭇매' 해태, 밀가루 하락세에 가격 역주행 '포문'

김아영 / 기사승인 : 2024-09-02 10:52:35
원가 부담에도 신뢰 회복 위해 일부 제품 가격 낮춰
롯데웰푸드, 오리온, 농심 가격 인하 릴레이 동참 가능성

[메가경제=김아영 기자] 밀가루 가격 하락세에 해태제과(이하 해태)가 최초로 일부 제품의 가격 인하에 나섰다. 지난해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해태가 ‘가격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는 배경으로는 국제 밀 생산량이 지목된다. 밀 생산량 증가에 따라 밀가루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 크라운해태제과 본사. [사진=연합뉴스]

 

해태제과는 지난달 29일 계란 과장 등 몇 개 품목에 대해 전격 가격인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가격 인하 품목은 밀가루 비중이 높은 계란과자, 칼로리바란스,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의 가격을 평균 6.7% 인하할 예정이다. 계란과자 45g 가격은 1200원에서 1100원으로, 사루비아 통참깨 60g는 1500원에서 1400원으로, 칼로리바란스 치즈 76g은 20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변경일은 내달 9일부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제 밀 생산량 선물 가격은 t당 200만달러(약 27만원)을 기록했다. 미국·러시아 등의 밀 생산량 증가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밀 수확을 진행하며 밀가루 가격은 전년 대비 9% 하락했다.

 

밀 가격 인하는 전반적인 식품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부재료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태의 선제적인 가격 인하는 지난해 슈링크플레이션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해태에서 판매하는 고향만두가 가격을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을 진행했다고 알린 바 있다. 지난해 해태는 '고향만두' 2종의 중량을 최대 16% 줄였다. 원가 상승이 중량을 줄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태는 이번 가격 인하로 시장에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해태제과 입장에서도 지난해 '꼼수 인상'으로 뭇매를 맞았던 만큼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제 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해태제과 가격 인하 결정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태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 부담을 줄이고 물가 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태가 쏘아올린 가격인하 정책으로 동종업계인 롯데웰푸드, 농심, 오리온 등의 일부 제품 가격 인하 가능성도 엿보인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원가 상승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제과·제빵업체도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제품 가격을 내릴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제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밀가루 가격이 내린 만큼 다른 원부자재 가격이 높아졌다"며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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