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수 CEO' 김신 SK증권 대표, 비상등 들어온 까닭

황동현 / 기사승인 : 2023-06-13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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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실적 악화, 건전성 지표 경고등
1분기 턴어라운드 성공, 실적개선 청신호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SK증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10년째 연임 중인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김신 대표에게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가운데 SK증권이 1분기 턴어라운드 성공으로 실적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김 대표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SK증권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243억원, 순이익 11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1억원, 순손실 2억원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275억원) 대비 80% 넘게 급감했다.

 

▲ SK증권 사옥 전경 [사진=SK증권]

 

SK증권 관계자는 "1분기 부채자본시장, 자기매매부문에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이 안정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1분기 IB 부문에서 1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그중 부채자본시장(DCM)에서 회사채 67건의 인수업무를 맡아 4조원이 넘는 인수실적을 일궜다. 특히 SK지오센트릭, SK가스, SK하이닉스 등 SK 계열사들의 딜(채권인수) 업무를 맡으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자기매매부문도 175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33.2% 증가했다.

하지만 IPO(기업공개·상장) 분야 성과는 부진해 SK증권이 4년 만에 상장 주관을 맡은 씨유박스는 공모 및 일반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 성적에 그쳤고 현재 까지 후속 상장 주관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탁매매업(브로커리지) 순손실은 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5억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자기자본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우려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SK증권의 자기자본은 6075억원으로 3년 전보다 4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의 18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기자본에 비해 큰 규모는 아니지만 SK증권의 우발부채가 자기자본의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회사에 대한 투자 성과마저 미미해 지원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 기준 SK증권의 우발부채는 3647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0%에 달하고 있다. PF 익스포저 중 브릿지론 비중이 34%, 중·후순위 비중이 7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등 부동산 PF 위험지역의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소송 악재도 지속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2월 하나증권·애큐온캐피탈·호반건설·리노스 등과의 '마유크림’'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60억원 규모의 배상 부담까지 지게 됐다.

 

 

▲김신 SK증권 대표 [사진=SK증권]

 

10년째 장수 CEO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신 대표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SK증권은 사모펀드 J&W파트너스 품에 안긴 지 5년이 됐다. 김 대표는 쌍용증권을 거쳐 2004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한 뒤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등 요직을 맡았다.

김 대표는 돌파구로 리테일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실적을 비롯한 주요 건전성 지표 등에서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SK증권의 대외적인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도 김 대표가 털어내야 할 과제다. 작년 5월 NICE신용평가와 12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지난 4월 한국기업평가까지 3대 신용평가사 모두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익창출력 부진, 2020년 이후 시장지위 저하 등이 전망 하락에 이유다. 이를 증명해 내지 못하면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 1분기 실적회복 움직임을 보인건 김 대표에게는 다행스런 상황이 됐다. 추후 이 불씨를 살려나가는데 김 대표의 노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확보, PF 익스포저 건전성 회복, 자본 적정성 제고 등이 주요 과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증권은 최근 탄소배출권과 토큰증권(STO) 등 새로운 동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라며 "건전성을 지키면서 명확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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