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사태' 속 iM증권 내부감사…애널리스트 '소신 분석' 위축 논란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4 12:01:09
iM증권 "공식 리포트 아냐"…삼천당제약, 조직적 개입 의혹 제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겹치며 시장 신뢰 논란 확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삼천당제약이 자사 핵심 파이프라인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한 iM증권 소속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iM증권이 관련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회사 측 법적 대응이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지와 별개로, 증권사 리서치의 독립성과 기업 분석의 위축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이번주부터 삼천당제약 사태와 관련한 내부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는 임직원과 리서치본부 애널리스트의 대외활동, 외부 발언, 내부통제 절차 등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종료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이미지=AI 생성]

 

이번 사안은 삼천당제약이 지난 1일 홈페이지 긴급 공지를 통해 iM증권과 소속 애널리스트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와 손해배상 청구 방침을 밝히면서 본격화했다. 삼천당제약은 특정 증권사와 애널리스트가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않고 증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까지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갈등의 핵심은 삼천당제약이 추진 중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의 미국 시판 허가 가능성이다. iM증권 연구원은 해당 제품의 미국 허가 과정에서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의 신중론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천당제약이 강조해온 계약 가치와 허가 전망에 의문을 던진 발언으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주가 급락과 맞물리며 논란이 커졌다.

 

삼천당제약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미국 계약과 관련해 10년간 15조원 규모의 매출 전망이 계약서에 반영됐다고 설명해왔다. 또 파트너사가 일정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계약의 실질성과 구속력을 강조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파트너사 정보, 계약 구조, 허가 절차, 추가 임상 필요성 등을 두고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iM증권은 해당 발언이 회사 차원의 공식 리포트나 컴플라이언스 절차를 거쳐 배포한 공식 코멘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설명일 뿐, 증권사의 공식 의견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iM증권 관계자는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임직원의 대외활동 및 리서치 애널리스트 활동 내부통제 점검 차원"이라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공시 신뢰 논란도 함께 불거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1일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5점을 부과했다. 사유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이다. 해당 사안은 지난 2월 회사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관련 실적 전망성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먼저 배포한 데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과 애널리스트 간 충돌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허위 정보나 루머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의 분석 의견까지 소송 위협으로 이어진다면, 부정적 전망이나 매도 의견을 내기 더 어려운 환경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삼천당제약처럼 시장 관심이 큰 바이오 기업은 파이프라인 가치, 임상 경로, 계약 상대방, 매출 전망 등에서 정보 비대칭이 크다. 이 때문에 리서치의 역할은 회사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변수와 리스크를 따져 묻는 데 있다. 이번 사태가 애널리스트의 검증 기능을 위축시키는 선례로 남을 경우, 오히려 시장 투명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허위 사실에는 단호히 대응할 수 있지만, 합리적 의문 제기까지 법적 분쟁으로 번지면 애널리스트들이 민감한 기업 분석을 회피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리서치 공백은 결국 투자자 판단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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