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HVAC' 급부상… 삼성·LG, 글로벌 공조 시장서 정면승부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5 1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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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업체 ‘플랙트’ 인수로 본격 진출
LG전자, 고효율 냉각 솔루션 앞세워 글로벌 거점 공략 가속화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맞붙는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해 급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산업이 양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다.

 

▲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2025 삼성 중동 에어솔루션 데이'를 개최하고 자사 공조 제품을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4(현지시간) 유럽 공조기기 업체플랙트 그룹 15억 유로( 24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평가받는 대규모 중앙 공조시장에 M&A를 통해 빠르게 진입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에 조 단위 액수를 투입한 것은 2017년 하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서 공조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플랙트는 대형 데이터센터, 박물관, 공항, 터미널, 대형병원 등에 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기존덕트리스(Ductless)’ 개별 공조 사업 중심으로, 가정용 및 소매용 공조 제품을 주로 공급해왔다. 앞서 지난해에는 미국 공조 업체 레녹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북미 특화형 공조 제품으로 현지 시장 진출을 꾀한 바 있다.

 

중앙 공조 사업에는 이번 플랙트 인수를 통해 처음 진출하게 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B2B 사업 특성상 유럽 지역에서 오랜 업력을 가진 플랙트의 유통망이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도 적극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에서삼성 에어솔루션 데이를 개최했으며, 튀르키예,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 8개 국가의 공조 전문 인력들 앞에서 삼성전자 공조 제품을 선보였다.

 

▲ LG전자가 싱가포르 대형 물류센터에 공급한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아이' [사진=LG전자]

 

삼성전자가 M&A를 통해 공조 사업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LG전자는 한발 앞서 시장에 진입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고효율 HVAC(냉난방공조) 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에 맞춤형 냉각 솔루션을 공급 중이며, 액체냉각, 공기냉각, 직류 전력 대응 솔루션 등을 통해 글로벌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종합 공조업체로의 빠른 도약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H&A사업본부에 있던 HVAC 사업을 따로 분리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E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 544억 원, 영업이익 4067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0%, 영업이익은 21.2% 증가한 수치로, 공조 사업이 LG전자 B2B 성장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신흥시장 위주로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며 상업용 에어컨 수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투아스(Tuas) 지역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멀티브이 아이(Multi V i)’를 공급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냉각 솔루션 '칠러'를 앞세워 대규모 데이터센터 수주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LG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하는 성과도 올린 바 있다.

 

공조 시장이 급부상하는 배경으로는 AI 기술 확산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열관리 수요 급증이 꼽힌다. 전세계 각국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이며,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발생하는 열을 식힐 공조 솔루션 수요 역시 덩달아 늘고 있다.

 

기후위기도 공조 시장 성장의 또 다른 배경이다. 세계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에너지 규제 강화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린 공조 솔루션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 규모는 지난해 610억 달러( 86조 원)에서 오는 2030 990억 달러( 13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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