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국내산으로 교체 예정"…경쟁사들, 1개 메뉴만 수입육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bhc치킨이 일부 메뉴에 사용되는 닭고기를 저렴한 브라질산으로 바꿔 놓고 가격까지 올려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가격 인상 이유로 밝힌 '원부자재 가격 부담'에 대한 진정성 논란까지 불거지는 실정이다.
19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5월 7개 주요 메뉴의 순살 치킨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교체했다.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뿌링클을 뼈 있는 메뉴로 주문 시 국내산 닭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순살치킨으로 주문하면 브라질산을 먹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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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bhc 매장 [사진=bhc치킨] |
이에 더해 bhc는 지난해 12월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까지 단행하며 해당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순살치킨의 값도 함께 올렸다. 현재 브라질산 수입 냉동육은 국내산 닭고기의 3분의 1에서 반값 수준에 못 미치는 저렴한 가격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내세웠다면 상대적으로 값싼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메뉴 가격은 올릴 필요가 없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bhc는 수급 문제를 위해 수입육을 사용했었으나 곧 다시 국내산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브라질산이 적용되는 순살 메뉴들은 모두 메뉴판이나 홈페이지 설명에서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고 지난해 공지로도 알린 바 있다"며 "협력사 계약 기간에 따라 브라질산 닭고기는 가능하면 오는 5월까진 다시 국내산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국내산 닭고기 수급이 어려워 브라질산으로 대체했었고 이는 타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는 수입산으로 수요가 몰리던 때로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이 국내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기에 가격 인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치킨 업계 주요 경쟁사도 수입육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지난해 bhc의 가격 인상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BBQ치킨 관계자는 "휴게소 등 특화매장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순살 크래커' 단 하나의 메뉴에만 브라질산 닭고기를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BBQ치킨 특화매장 제품의 경우 소비자 요청에 따라 일부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판매량이 전체 메뉴 중 5~10% 이내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까지 치킨 업계 1위를 지켜오던 교촌치킨도 수입육이 적용된 메뉴는 하나뿐이다. 가격도 국내산을 사용한 제품보다 싸게 책정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큼직한 사이즈로 푸짐하게 즐긴다는 제품 기획에 맞춰 '점보윙' 메뉴에만 태국산 닭고기를 사용 중"이라며 "이에 해당 메뉴의 가격은 당사 한 마리 메뉴 중 가장 저렴한 1만 9000원"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수입육 사용을 최소화한 주요 경쟁사들과 달리 bhc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판매량 높은 주요 제품의 순살 메뉴들에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85개 메뉴 가격을 인상하며 최소 500원에서 3000원 인상하자 수입육이 사용된 순살치킨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최근 인기 메뉴로 급부상한 bhc의 '마법클' 순살치킨의 경우 브라질산 닭고기가 적용됐음에도 2만 3500원으로, 교촌치킨의 수입육 메뉴인 점보윙보다 4500원이나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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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산 닭고기가 적용된 bhc '마법클' 순살치킨 [bhc치킨 모바일홈페이지 캡처] |
이에 더해 정부가 현재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bhc의 순살치킨 메뉴 원가 부담은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원가가 저렴한 냉동육을 사용하면서도 판매가를 인상한 행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브라질산 냉동육은 매우 싸기 때문에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bhc는 그간 업계에서도 30%대를 웃도는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bhc의 실적에서 원가 압박 등 비용 부담 정황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21년 기준 bhc의 영업이익률은 32.2%였다. 같은 해 경쟁사 BBQ와 교촌치킨은 각각 16.7%, 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비록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7.8% 감소해 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이는 여전히 경쟁사의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난 2020년부터 bhc의 3개년 영업이익률은 평균 3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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