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불공정행위 급증…자동차판매 58.6% ‘최악’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2 13:12:29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1개 업종, 510개 공급업자와 5만여 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도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 대리점 거래 만족도가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 불공정행위 경험률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업자의 유통채널 가운데 대리점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거래 안정성을 둘러싼 갈등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조사에서 유통경로 중 대리점 매출 비중은 51.9%로 집계됐다. 전년(47.2%) 대비 4.7%포인트 상승하며 공급 채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7.3%로 1.6%포인트 하락했다.
 

▲ 공정위가 '2025년도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공급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2조5,052억 원, 대리점은 평균 106억 원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규모 차이는 컸다. 공급업자의 평균 매출은 스포츠·레저 1,921억 원에서 통신 16조2,399억 원까지 차이가 났고, 대리점 매출도 여행 2.6억 원에서 제약 311억 원까지 편차가 존재했다.

대리점이 공급업자와의 거래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한 거래 만족도는 88.6%로 전년(89.4%)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90.2% 이후 4년째 내림세다. 업종별로는 제약(97.5%)·의료기기(95.8%)·주류(95.1%) 등이 높은 반면, 자동차판매(73.2%)·화장품(72.9%)·스포츠·레저(74.1%)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부 항목에서도 물품 수령(93.4%), 거래대금 수령(92.6%), 계약 체결 과정(91.9%) 등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거래단가 결정(80.5%), 계약 후 단가 조정(85.4%) 등은 불만이 컸다.

반면, 공급업자로부터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20.5%로 전년(16.6%)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15.9%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판매(58.6%)가 가장 높았고, 보일러(39.3%)·스포츠·레저(32.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제약(10.0%)·의료기기(12.3%)·페인트(12.9%)는 낮았다.

불공정 유형별로는 공급업자가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미달 시 패널티를 부과하는 **‘판매목표 강제’가 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구입강제(4.6%), 경영정보 제공 요구(4.2%) 순이었다. 판매목표 강제는 자동차판매(50.2%), 보일러(30.0%), 주류(20.0%)에서, 구입강제는 스포츠·레저(23.6%), 보일러(19.3%)에서 높게 나타났다.

대리점 운영 투자 부담도 확인됐다. 최초 계약 시 대리점이 투입한 평균 창업비용은 2억1,430만 원이었다. 계약은 ‘1년 단위’ 체결이 62.0%로 가장 많았고, 아예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는 사례도 17.5%에 달했다. 계약관계 유지 기간은 5년 이상 70.2%, 10년 이상 46.1%로 조사됐다.

2024년 점포 리뉴얼을 실시한 대리점 비율은 14.0%였고, 평균 비용은 5,593만 원이었다. 리뉴얼 결정은 공급업자 요청(28.7%)보다 대리점의 자발적 판단(71.3%)이 우세했다.

온라인 전략을 둘러싼 갈등도 확인됐다. 공급업자 중 자사 제품을 온라인으로 병행 판매한다고 답한 비중은 29.3%로 전년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대리점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11.6%에 그쳤으며, 온라인 경험이 있는 대리점의 23.6%는 공급업자로부터 판매 금지 또는 제한 요청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대리점 사업자단체 구성 여부에 대해 ‘존재한다’고 답한 공급업자는 17.5%로 낮았다. 주류(66.7%), 자동차판매(56.3%)는 평균을 웃돌았지만, 가구·도서출판·의류·사료·페인트 등은 단체가 없거나 공급업자가 존재 여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대리점 만족도 하락과 불공정행위 증가 추세가 구조적 열위에 놓인 대리점주들의 협상력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 중인 대리점사업자단체 구성권 도입 법안을 통해 협상력과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계약 해지·갱신 거절 등 문제 행위를 규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업종별 거래 규모와 전속성 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표준계약서 보급과 공정거래협약 확산을 통한 자율 개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특히 불공정 경험 비율이 높게 나타난 스포츠·레저 업종에 대해 표준대리점계약서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업종별 주요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 및 직권조사 병행을 예고하며 “대리점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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