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 인수 표명....저축은행권 판도 흔들까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9 16:55:50
  • -
  • +
  • 인쇄
SBI저축은행 '50%+1주' 인수...금융지주 전환 박차
OK금융그룹, 상상인저축은행 M&A 추진...대형사 경쟁
대형·중소형사 간 양극화 우려도..."규제 차등화해야"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교보생명이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앞서 OK금융그룹 역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권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보생명이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나선 것인데, OK금융그룹 역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권 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 각 사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일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연계하는 등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저축은행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1위 SBI저축은행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을 대주주로 들인 데 이어 2위 OK저축은행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현재 상상인저축은행 측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의 경우 앞으로 방카슈랑스, 펀드 판매, 연계 대출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OK저축은행 역시 상상인 외에도 증권사 등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입지를 다지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업계 1, 2위 경쟁과는 별개로 저축은행권 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을 고려해 규제 체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규제체계 재정립 필요성 및 발전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영업 저축은행과 비수도권 영업 저축은행 간 자산규모, 영업 역량 등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모두 영업 구역으로 보유한 저축은행에 대한 의무여신비율 규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고, 신속한 시장 자율 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한시적 인수합병(M&A) 기준 완화(2년간)를 시행한 바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이러한 규제 완화 조치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의 행보가 어떠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저축은행 지역·서민금융 역할 제고를 위한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복수 영업 구역을 통해 사실상 전국 단위 업무를 수행하는 저축은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해당 저축은행의 역할을 지역 금융기관으로 한정하는 것은 무리”라며 “단수 영업 구역을 보유한 저축은행이더라도 대형 저축은행에 부여되는 인센티브에 따라 대형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업계 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등을 감안해 규제 체계를 재정립한 ‘저축은행 발전방안 2단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규호 기자
노규호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 성료
[메가경제=정호 기자]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글로벌 리테일 기업으로서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을 강화한다고 10일 밝혔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전날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내 보틀벙커 비스트로에서 ‘2026 롯데마트&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고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파트너스 데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2

나인하이어, HR 커뮤니티 '기고만장' 강연
[메가경제=정호 기자] 잡코리아 채용 관리 솔루션 나인하이어가 지난 5일 서울 상상플래닛에서 열린 '기고만장 원더랜드'에서 인사·HR 담당자 대상 채용 효율화 전략 강연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기고만장 원더랜드는 총 70여개 강연 세션을 비롯해 다양한 HR·인사·조직문화 인사이트를 교류하는 국내 최대 HR 커뮤니티 행사다. 나인하이어는

3

컬리,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 '컬리 큐레이터' 월 거래액 20억원 돌파
[메가경제=정호 기자]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 ‘컬리 큐레이터’가 론칭 11개월 만에 월 거래액 20억 원을 돌파했다고 10일 밝혔다. 컬리 큐레이터는 고객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큐레이터는 컬리에서 판매 중인 상품의 제휴 링크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 해당 링크를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