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프리미엄 車 본고장 유럽에서도 통할까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6 16: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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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모두 거친 이상엽 전무의 디자인 빛을 발하나
BMW M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다듬은 주행능력도 뒷받침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브랜드(이하 제네시스)는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열린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론칭 일정을 발표했다.

그동안 북미시장에 주력하던 제네시스가 유럽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 제네시스가 지난 4일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사진은 제네시스 G80 모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와 함께 미국과 영국에서 모두 활동했던 이상엽 디자인 총괄 전무와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유럽시장은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본고장으로 자동차 업계의 ’프리미어 리그‘라고 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올 여름 독일, 영국, 스위스를 시작으로 점차 유럽 판매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 중 독일은 엔지니어 카를 벤츠와 고트리에브 다임러(이후 다임러 메르세데스)가 가솔린 자동차를 처음 발명한 지역으로, 특히 카를 벤츠의 1886년식 페이턴트모터바겐은 현대식 자동차의 조상으로 불린다.

이후 독일 시장은 다임러 메르세데스와 카를 벤츠가 합병한 메르세데스 벤츠, 바이에른주의 BMW 그리고 포르쉐, 아우디 등을 거느린 폭스바겐 그룹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며 명실상부 프리미엄 카 브랜드의 본고장으로 자리잡았다.

프리미엄이 독일이라면 럭셔리 메이커로 유명한 국가는 영국이다.

지금은 비록 자국의 양산차 메이커들이 대다수 해외 기업에 인수되며 위상이 약해졌으나 여전히 롤스로이스는 굿우드(Good wood) 지역에서, 벤틀리는 크루(Crew)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되며 영국산임을 강조한다.

이상엽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총괄 전무가 입사 전 영국 벤틀리의 외관 스타일 총괄을 맡았었다.

이상엽 전무는 홍익대와 미국의 자동차디자인 명문인 아트센터 컬리지를 거쳐 수학한 뒤 지난 1999년 제너럴모터스(GM)에서 정식 디자이너 커리어를 시작했다.

 

▲ 이상엽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자인 총괄 전무 [사진=연합뉴스]

 

GM 시절 그의 작업 중 특히 쉐보레 카마로 5세대 모델은 1960년대 초기형 카마로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뉴트로(Newtro)’ 디자인의 원조로 인기를 끌었다. 이 차는 이후 영화 ‘트랜스포머‘의 캐릭터 범블비 모델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전무는 이후 폭스바겐 그룹 산하 영국 메이커 벤틀리에서 고급 대형세단인 ’플라잉 스퍼‘의 디자인을 작업했다. 그가 디자인한 플라잉 스퍼 역시 쉐보레의 카마로와 마찬가지로 고풍스러운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잘 살려 현재까지도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전무가 현대차그룹으로 입사한 뒤 제네시스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변화했다는 평이 많았다.

기존 제네시스는 엔지니어링 측면과 디자인 모두 다분히 독일차를 의식해서 만들어 개성이 약했던 반면 이 전무 입사 이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18년 그의 손을 거쳐 페이스리프트(내외관의 약간의 수정만 거친 신차)된 G90은 미래지향적인 직선 LED램프에 고전적인 격자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돼 제네시스만의 개성을 만들었다. G90은 지금까지 세단과 SUV로 이어져 오는 제네시스 패밀리룩의 시작점이 됐다.

벤틀리와 유사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상엽 전무가 실제 벤틀리의 대표 모델을 디자인했었기에 그의 고유 스타일이라고 인정하는 시각도 있었다.

 

지난 1월엔 제36회 프랑스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올해의 디자이너'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그 감각을 인정 받았다.

 

이 전무가 제네시스의 스타일링으로 유럽을 공략한다면 프리미엄 메이커로의 주행 기술력은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 본부장(사장)이 맡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독일인으로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 BMW 출신으로 지난 2015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 지난 4월 27일 고성능 SUV '코나N' 을 최초 공개하는 '현대 N Day'에서 기념 촬영 중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특히, 현대차 입사 전 그는 BMW에서도 고성능 튠업 모델들을 담당하던 ’M‘ 디비전(division)의 부사장을 맡고 있었으므로 현대차의 주행 감성과 성능을 끌어 올려줄 것으로 기대받았다.


실제로 비어만 사장이 영입된 2015년은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문 디비전인 ’N‘이 론칭된 해였다. 이후 현대 N은 WTCR(world touring car cup) 등의 대회를 석권하며 국내외에서 한국의 고성능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도 현대 N의 스티어링휠(핸들)에 장착된 레브레칭 원터치 조절 버튼은 당시 부사장이었던 알버트 비어만이 직접 요구한 것으로 국내외 오너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주행감성과 하체 세팅을 유독 중시하는 BMW에서도, 고성능 부서를 책임지던 그의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당시 비어만 사장의 현대차 이적 소식이 알려진 이후 독일 자동차 산업계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관련 법률을 다시 강화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번 제네시스의 유럽 진출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진가가 고향에서 다시 발휘될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그의 친정이나 다름 없는 BMW와 후발주자인 제네시스가 동등한 위치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돼 소비자들과 업계는 독일 시장 반응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현재 스타일링이나 성능 등의 면에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겨뤄볼 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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