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자국 공장 폐쇄 검토 중... 대대적인 비용 절감 결단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4 18: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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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실적은 하락
중국 전기차 부상·EU 환경정책 등 원인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자국 독일 내 위치한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내 생산비용 부담과 중국 전기차의 부상, 유럽연합의 환경 정책 등으로 발생한 난관 돌파를 위한 결단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산업 전반에 전동화 추세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폭스바겐을 포함해 내연기관에 경쟁력을 갖고 있던 유럽 전통 강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 최소 2곳을 폐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 

 

4일 현지 언론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1곳씩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동시에 폭스바겐은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약 2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며, 이에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1937년 창사 이래 독일 내 공장의 문을 닫은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공장 폐쇄 건이 유럽 자동차 업계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폭스바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약 1588억유로(약 24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101억유로(약 15조원)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폭스바겐은 고정 비용 증가, 러시아 생산거점 폐쇄 관련 비용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은 매출이 안정적이지만 저조한 마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용 절감을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유럽은 높은 인건비와 복지 수준을 갖췄기에 독일 내 생산라인 유지는 타 지역 생산에 비해 비용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추세도 폭스바겐 현황에 영향을 미쳤다. 저가 중국 전기차에 비해 폭스바겐의 전기차 라인이 자사의 내연기관차만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가 급부상하면서 중국 시장과 유럽 및 자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게 위협받았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유지해 오던 폭스바겐은 최근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에 밀려 2위로 물러났다. 반면 중국 전기차는 유럽 시장에 진입해 판매를 늘리는 상황이다.

독일 정부의 환경 정책 변화도 폭스바겐 경영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독일 내 폭스바겐의 전기차 라인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독일 정부의 지원금 폐지를 꼽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독일 정부는 전기 자동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키로 했다. 정부 지원금이라는 큰 동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를 구매할 유인 역시 없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동화 흐름으로 전통 강호들이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한다. 유럽과 미국의 전기차 관련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환경 정책을 펼치던 EU는 완전 전동화에 대한 고집을 조금씩 꺾고 있다. 지난해 EU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2035년부터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전기차 성장률과 자동차 제조국들의 반발로 인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대선의 결과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산업 우대 정책에 따라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산업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전기차 관련 정책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가 이뤄져 생산에 필요한 인력과 설비가 줄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EU의 전기차 관련 법안 개정과 미국 대선 등의 결과에 따라 자동차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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