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국 e스포츠 저력 여전…'게임한류' 막는 과도한 규제 지양해야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7-01 11: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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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SK텔레콤은 몰라도 페이커, SKT T1은 안다.'


한국 e스포츠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말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프로게임단 T1의 오경식 단장이 밝힌 일화다. 오 단장은 지난해 12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SK텔레콤(SKT) 수영팀이 프랑스나 터키 시골로 전지훈련을 가고는 한다. 그런데 수영 선수들 유니폼에도 SKT 로고가 새겨져 있지 않나. 현지인들이 선수에게 ‘너 SKT T1 소속이냐, 사인 부탁한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지난달 18일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매출액이 10억9600만 달러(약 1조26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대비 26.7% 성장한 수치다. 또 3년 뒤인 2022년에는 17억9000만 달러(약 2조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e스포츠는 전도유망한 분야로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위상은 여전히 강력하다. 'LoL(롤)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19 스프링 시즌 해외 온라인 동시시청자수가 최고 242만명에 달했다. 국내 온라인 최고 동시시청자수 46만명보다 5배 이상 많았다. 현재 LCK는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 총 6개 언어로 중계 중이다.


2019 LCK 스프링 결승전을 가득 메운 관중.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2019 LCK 스프링 결승전을 가득 메운 관중.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시장을 주도하는 주류 종목은 바뀌었어도 선수 개개인의 경쟁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표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활동한 한국인 선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이 91명, '오버워치' 종목이 61명이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북미, 중국, 유럽 등에 비해서도 한국 e스포츠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부 역시 e스포츠의 파급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북유럽 3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스웨덴 e스포츠 친선 교류전에 참석해 리그오브레전드와 '서머너즈 워: 천공의아레나' 경기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관람해 보니 e스포츠가 왜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것 같다"며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가상 공간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e스포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게임 산업과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청소년 '셧다운제'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게임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가 국내 e스포츠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게임 규제 정책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부여 이후 정부 부처 간 대응방안 모색 과정에서도 문체부와 복지부의 갈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특히 e스포츠를 말그대로 스포츠로 보고 새로운 문화라고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e스포츠에 대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인식은 과거 '전자오락'을 탄압하던 시절의 사고방식과 다를 것이 없다"고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며 북미,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e스포츠를 유망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과도한 규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게임산업이 가진 경제적인 잠재력은 애써 외면하면서,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하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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