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정 노무사의 바른산재 길잡이]⑨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곽은정 / 기사승인 : 2021-09-04 00:21:42
  • -
  • +
  • 인쇄

택배노동자의 업무강도가 높다는 점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로는 비대면 배송을 선호하게 되면서 근로시간이 더욱 길어진 탓에 대부분의 택배노동자는 늘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인하여 질병을 얻게 되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택배노동자는 산재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택배노동자의 경우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어느 정도 자율성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택배노동자는 대개 하나의 택배회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고 시업과 종업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당일의 업무량을 소화해야만 하기에 초과근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무엇보다 택배노동자는 산재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기에 적용제외 신청을 별도로 하지 않는 한 당연적용이 되어 산재법상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 예외적으로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악용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택배노동자가 과로를 하게 되면 심혈관계, 뇌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고용노동부 고시는 이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는데, 재해일 이전 12주간 1주 평균 60시간(4주간 1주 평균 64시간)을 근무하여 만성과로가 존재하거나, 재해일 이전 1주일동안 근로시간이나 업무량이 그 전 11주간 1주 평균 근로시간에 비하여 30% 이상 증가하여 단기과로가 존재할 경우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는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급성과로가 존재한다고 보아 업무상 질병임을 인정한다.

택배노동자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어렵고 무거운 물건을 수차례 운반하여야 한다. 또한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올 경우 택배회사로부터 압박을 받기도 하고, 물품 분실 시 본인의 계산으로 손해를 보전하게 되는 등 정신적 긴장이 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여러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존재하는 경우, 재해일 이전 12주간 1주 평균 52시간만 충족하면 60시간에 미달하더라도 만성과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택배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과로와 열악한 작업환경, 높은 업무강도는 대부분의 택배노동자가 겪고 있는 고충이다.

택배근로자가 과로로 인하여 뇌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근로자성 문제나 자료부족을 이유로 산재신청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입증하여 반드시 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곽은정 노무법인 한국산재보험연구원 노무사]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곽은정
곽은정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삼성운용, 'KODEX 반도체 투자전략' 웹세미나 개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KODEX 반도체 Super Day!’를 주제로 KODEX 반도체 투자전략 웹세미나를 6일 오후 6시에 'KODEX ETF'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웹세미나는 ‘치맥 회동’ 이후 세 거물의 만남이 의미하는 AI반도체의 시장 전망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복잡한

2

현대해상, 신담보 3종 배타적사용권 동시 획득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현대해상은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의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 입원 치료 급여금, 척추 전방전위증 진단과 '뉴하이카운전자상해보험'의 관절경 검사 지원비 등 총 3종 담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현대해상은 최근 증가하는 고위험 임신, 척추질환, 관절질환 등 생애주기별 의료비

3

LG생활건강, 2024 동반성장 최우수 등급 획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LG생활건강이 2024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우수’ 등급에 9회째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국내 화장품·생활용품 업계에서 최다 기록이다. LG생활건강은 31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2024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매년 기업의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해 5개 등급(최우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