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추고 공간 바꾸니 터졌다”…용진이형 승부수 적중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5 10: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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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상품·공간 혁신 효과… 영업이익 11.9% 증가
스타필드 마켓·트레이더스 성장세… 체류형 소비 전략 적중
비효율 사업 정리·현장경영 강화… ‘선택과 집중’ 성과 가시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며 성과를 내고 있다. 가격과 상품, 공간 혁신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으면서 이마트가 14년 만에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은 7조1234억원, 영업이익은 1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며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별도 기준 실적은 더욱 뚜렷한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4조715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63억원으로 9.7% 늘어나며 2018년 이후 8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방문 고객 수 역시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는 이번 실적 개선 배경으로 ‘고객 관점 혁신’을 꼽았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 상품 확대와 공간 혁신 전략을 병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 회장은 올해 초부터 스타필드 마켓 죽전과 트레이더스 구월, 스타필드 청라 등 핵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왔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근 2~3년간 신세계그룹의 혁신적 결단들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며 “1등 기업에 맞는 ‘탑(Top)의 본성’을 회복하고 시장의 룰을 새로 세울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용진 회장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 아래 비효율 전문점을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사업 중심으로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말 ‘스타필드 하남’에서 운영해온 영유아 전문점 ‘베이비서클’과 와인 전문점 ‘와인클럽’ 운영을 종료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문사업을 정리하면서 효율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16개에 달했던 이마트 전문점 브랜드는 현재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몰리스펫샵, 토이킹덤 등 4개로 줄였다.

 

이번 실적 개선 배경에는 정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1분기 동안 스타필드 마켓 죽전, 트레이더스 구월, 스타필드 청라 등 주요 사업장을 네 차례 직접 방문하며 현장 점검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필드 마켓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기존 대형마트에 고객 체류형 콘텐츠와 문화·휴식 요소를 결합한 복합 쇼핑 공간 모델이다. 단순 장보기 중심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경험 소비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한 일산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급증했다. 동탄점과 경산점 매출 역시 각각 12.1%, 18.5% 증가했다. 특히 리뉴얼 점포의 3시간 이상 장기 체류 고객 비중은 평균 87.1% 늘어나며 공간 혁신 효과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고객 체류 시간이 늘어날수록 추가 구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역시 이마트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트레이더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7% 증가한 1조601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78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고물가 기조 속 대용량·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이어진 데다 신규 점포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주요 자회사들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관광객 증가와 객단가 상승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순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16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116.7% 늘었다. SCK컴퍼니의 올해 1분기 순매출 역시 8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신세계그룹은 실적 개선 흐름과 함께 조직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은 최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경영전략실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전략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임영록 사장은 경영전략실장과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겸직을 해제하고 스타필드 청라, 화성 스타베이 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집중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혁신 실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질적인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 우려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공간 혁신, 체류형 콘텐츠 강화 전략이 고객 유입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혁신적 패러다임 시프트가 1분기부터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기존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AI데이터 센터 건립 등 미래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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