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PEOPLE]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정신 확산에 혼신"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8 13:15:04
  • -
  • +
  • 인쇄
"'착한 선순환'구조 만드는 것이 외할아버지 뜻"
제대로 지원 위해 "6개월간 지구 한 바퀴 반 돌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지난 6개월 동안 출장 다닌 기억밖에 없습니다. 계산해보니 지구 한 바퀴 반을 돌았네요. 현장에 직접 가봐야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할아버지(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말씀이 저를 쉼 없이 움직이게 한 것 같아요."

 

메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이 처음 꺼낸 말이다. 장 이사장은 올해 상반기 동안 현장을 직접 챙긴 경험을 소상히 풀어냈다. 

 

▲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이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정신을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롯데재단]


그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의 외손녀다. 지난해 8월부터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진두지휘했고, 4개월 후에는 롯데장학재단으로 반경을 넓혔다.

장 이사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근 20년 만이다.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즐겨하는 성향이 아니지만, 인생의 롤모델이자 자신의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외할아버지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확신 가운데 불철주야 현장을 누비고 있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소외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제 삶의 목표가 됐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일할 준비가 돼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취임 후 장 이사장의 행보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으로 요약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외계층이 있는 자리에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한겨울 연탄 봉사부터 베트남 하노이·다낭·호찌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등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지난 반년 동안 이동거리가 약 5만8000Km니 지구 한 바퀴 반을 돈 셈이다. 건강 체질이 아니라 출장 한 번 다녀오면 병원 신세를 지는 '약골'이지만, 무언가 그를 강하게 붙잡는 소명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저개발국의 소외계층 아이들부터 외국인 근로자나 장애인 등을 만날 때는 한 사람이라도 더 안아주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다"며 "그들의 숨결을 느껴야 비로소 재단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진정성이 담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장혜선 이사장이 해외 소외계층 아동 지원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롯데재단]

그는 지난 6월에 열린 시각장애인 축구대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굵은 빗방울이 내리는 날이었지만, 앞을 볼 수 없는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한다. 자신이 왜 이 일에 진심을 다하는지 알 수 있었다는 확신이다. 장 이사장은 그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면서 내년엔 더 많은 분이 운동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을 때 임원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자네, 직접 가 봤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회상한다. 현장 경영을 중시한 신 회장의 피가 나눔의 현장에서도 흐르는 장면이다.

특히 장 이사장은 재단의 모든 활동이 할아버지의 창업 정신과 경영 철학을 알리는데 크게 공헌할 것으로 확신했다. 이른바 ‘신격호 정신’을 널리 알리면 많은 이가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성공 경험을 쌓은 이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는 '착한 선순환' 구조로 정립된다는 설명이다.

장 이사장이 취임 후 대부분의 재단 사업에 신격호 명예회장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롯데장학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신격호 멘토링 장학금 ▲신격호 롯데 나라사랑 장학금 ▲신격호 롯데 희망나눔 장학금 ▲신격호 롯데 글로벌 인재 장학금 ▲신격호 롯데 재능장학금 ▲희망멘토링 장학금 등이 있다.

복지사업에는 ▲신격호 롯데 사랑의 희망 물품나눔 ▲신격호 롯데 미래인재 지원사업 ▲신격호 롯데 희망의 환경개선 지원사업 ▲신격호 롯데 사랑의 장애인지원사업 ▲롯데 플레저박스 지원사업 등이 꼽힌다. 지난 40년 동안 국내·외 롯데 장학생들에게 2000억원을 지원해 왔다.

롯데복지재단은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 명예회장이 1994년 설립한 재단이다. '소외이웃 행복나눔', 'Glocal나눔' 등 두 분야를 주축으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생필품, 문화체험, 중증장애인 보조기기, 긴급복지 둥 각종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무료 의약품 지원, 다문화가정 교육, 문화 프로그램 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지난 2009년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 지역 발전과 복지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 10여 년간 180억 원 상당의 기부를 통해 지역의 소외계층 학생들을 지원해 왔다.

신 명예회장의 고향을 기반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신격호 롯데 사랑의 행복 나눔 ▲신격호 롯데 김장 나눔 대잔치 ▲신격호 효사랑 어르신 효도잔치 ▲신격호 회장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신격호 고향사랑 음악회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장 이사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는 할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울산 선영 인근의 생가와 별장 부지를 신격호 기념관과 추모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별장을 리모델링해 기념관으로 운영하고, 별장 부지는 수변공원으로 조성해 지역의 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물론 누구든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의 명소로 만들면, 할아버지가 쌓아 올린 롯데의 기적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았다. 현재 울산 생가의 소유권은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가 보유 중이다. 이들이 지분을 포기해야 개발이 가능하다.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 재단이 공원화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한 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시의회도 지역발전을 위해 공원화 사업에 긍정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우 울산시의회 의원은 지역 정주 여건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암댐 수변공원 조성 사업'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대암댐 주변 둘레길 조성과 함께 신격호 기념관과 공원 조성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장 이사장은 "롯데그룹의 근간을 만드신 할아버지의 업적은 한 기업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세대를 이어가는 철학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가들이 후대에도 좋은 선례로 남은 것처럼, 할아버지가 일궈낸 소중한 가치가 잊히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드류 포브스 인터뷰 통해 조명된 Web3·RWA의 미래…펑크비즘 글로벌 행보와 맞닿다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지난 11월 13일 Web3와 실물자산 토큰화(RWA)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은 드류 포브스(Drew Forbes)의 인터뷰 영상이 펑크비즘 공식 유튜브에 공개되며, 글로벌 Web3 산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개된 인터뷰에서 드류 포브스는 Web3와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과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2

남산에 심은 LG의 미래…서울 한복판에 리더십 인재 센터 '오픈'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그룹이 서울 도심에 미래 인재를 육성할 새로운 교육 거점을 마련했다. 그룹의 레저·부동산 개발 자회사 디앤오(D&O)는 서울 중구 남산동에 조성한 '남산리더십센터(NLC)'를 2026년 1월 초 개관할 계획으로 동월 중순 그룹 신임 임원 리더십 교육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해당

3

HD현대중공업, 필리핀 바다 러브콜…'수출 20척 금자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HD현대중공업이 3200톤급 필리핀 호위함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함정 수출 20척의 기록을 세웠다. 26일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와 3200톤급 호위함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계약 규모는 8447억원으로 두 함정 모두 2029년 하반기까지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HD현대중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