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美 정계 로비 총력... IRA·관세 리스크 대응 가속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1 15: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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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보조금 차별·소비자 가격 부담 해소 총력전
전기차 보조금 배제·소비자가 인상 '이중고' 직면

[메가경제=정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를 전격 방문하며 대미 로비전에 본격 나섰다. 정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차별과 관세 리스크 등 이중고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전략 행보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내 핵심 성장축인 전기차 부문에서 보조금 배제와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정의선 회장의 직접 외교는 향후 북미 시장 수익성과 사업 지속성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무역 합의'를 통해 오는 8월 1일부터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10%포인트 인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문은 선방했지만 현대차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시행으로 북미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 제외라는 리스크가 남아있다.

 

정 회장의 이번 미국 순방에는 OBBBA와 관세 등으로 미국 정치권의 영향력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관세의 영향을 받아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8% 하락한 영업이익 3조6016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직접 워싱턴으로 날아간 것을 두고 정 회장이 직접 '밥그릇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22년부터 300만달러 규모의 로비를 집행해왔다. 미국 로비자금 추적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s)'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328만달러(한화 약 45억5920만원)를 집행했다. 1분기에도 36만달러(한화 약 5억400만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미국 법률회사를 통해 총 58만달러(한화 약 8억620만원)를 추가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금액의 사용처는 환율 불안과 가격 경쟁력 저하 등 복합적인 변수에 애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는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를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타진과 25% 자동차 관세 부담 완화가 주된 목표라는 분석이다.

 

관세는 협상이 이날 타결되며 일부 완화됐지만 전기차 세액공제라는 문제를 풀어야한다. 앞서 현대차의 아이오닉시리즈와 제네시스 'eGV70' 등 차종이 미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지난 5월 하순 명단에 재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OBBBA'를 앞세워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특히 경쟁사인 도요타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탄탄한 반면,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정책 리스크에 더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차의 공격적인 로비 전략이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로비 강화가 일시적으로 규제 유예를 이끌어낼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가격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 저지를 위한 로비비용, 정책 대응을 위한 공장 설립 및 추가 투자 등은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현대차의 북미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러한 현대차의 대미 로비 전략에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관세 문제 및 세액공제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한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미 무역대표부(USTR) 및 상무부와의 실무 협의에서 현대차 사례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워싱턴 출장은 단순한 기업 경영 차원을 넘은 외교적 성격을 띤 이유"라며 "정 회장이 직접 미국 주요 정책결정자들과 면담을 추진하며 관세 및 IRA 문제를 풀어낸다면, 이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숨통을 틔우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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