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빽다방, 음료 메뉴 '줄인상' 꼼수 논란

김아영 / 기사승인 : 2024-08-29 16: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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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예민하다더니,'가성비 전략' 말만
회사 이익 챙기기 논란, 소비자 '기만'

[메가경제=김아영 기자] "사람들이 맛있어서 찾아오기보단 그 가격에 납득이 되면 꾸준히 찾아온다."

 

▲ 빽다방.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6월 한 언론매체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가성비 정책을 유지하던 빽다방이 올해 두 차례나 가격을 인상하면서 백 대표의 말은 '자가당착'에 빠진 양상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커피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가격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며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마다 소비자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에 조심하는 분위기인 것을 고려하면 반년도 안돼 두 번이나 인상에 나선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빽다방은 지난 5월 수박 주스 가격을 200원 인상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숫가루와 아이스티 가격을 각각 300원씩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11.5%다. 

 

아메리카노 등 커피 가격은 유지하기로 했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음료 메뉴의 가격을 올렸다는 시선이다. 빽다방은 이번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부재료, 배달 수수료, 매장 운영 비용과 인건비를 꼽았다. 직간접 비용의 상승으로 업체마다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운영비용이 음료 가격을 인상할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거듭된 빽다방의 가격 인상에 추가 인상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빽다방은 지난해 배달수수료,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자사 '멤버십 앱' 내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 앱을 통해 주문하면 별도 배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비대면 주문이 가능해 매장주문 인력을 줄여 인건비 절감효과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본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우려의 시각이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가격 유지를 전제로 이러한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국 가격 인상이라는 손쉬운 수단이 동원돼 기존 본사 전략이 표면적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더본코리아의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는 점은 가격 인상의 명분을 퇴색시키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106억원으로 전년(2822억원) 대비 45.5% 증가했다. 이는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처음 준비하기 시작한 2018년(별도 기준 1024억원)과 비교하면 4배나 성장한 수치다. 

 

또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현금성 자산은 497억원으로 파악된다. 2018년말 이후로는 4년 연속 현금성 자산이 증가해 원가상승을 감내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빽다방 수는 전국 1452개로 전년 대비 17.9% 증가했다. 가맹점과 직영점 수는 각각 1449개, 3개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전체 브랜드 가맹점 수 2785개 대비 52%를 차지한다. 

 

빽다방 관계자는 "소상공인 점주들에게 원가 부담이 많이 높아진 일부 메뉴에 한해 최소한으로 가격을 조정했다"며 "더본코리아는 단순히 소비자가를 조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점주들의 가맹점 운영 효율화도 동시에 고려해 본사 차원에서 원가 부담 요소를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빽다방 가격 인상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사정이 달라 실제로 원가부담이 가격 상승의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급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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