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vs 외국계 M&A… 2025년 기업결합의 ‘두 얼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5 10:41:43
건수는 국내 대기업, 금액은 외국계가 주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2025년 기업결합 시장은 국내 대기업집단과 외국계 기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 대기업집단은 건수 중심의 전략적 M&A를, 외국계 기업은 초대형 거래 중심의 금액 확대를 이끌며 시장을 양분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공정위가 심사를 완료한 기업결합은 총 590건, 결합금액은 358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과 외국계 기업의 역할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 기업결합.

■ 대기업집단 M&A: “선택과 집중” 전략


2025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137건으로, 국내 기업 결합(416건)의 32.9%를 차지했다. 결합금액은 21조5000억원으로 국내 기업 결합 금액의 41%에 해당한다.

대기업집단 M&A의 특징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핵심 기술·사업을 선별적으로 흡수하는 ‘전략형 M&A’가 주를 이뤘다.

기업집단별로는 SK, 태광, 한화 등이 비교적 활발한 기업결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은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중장기 전략에 맞는 결합을 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외국계 M&A: “규모의 힘”으로 결합금액 급증

반면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74건으로 전체의 29.5%를 차지했지만, 결합금액은 30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5.4%에 달했다. 특히 외국 기업 간 결합 금액만 295조원으로, 전년 대비 84조원 증가해 전체 결합금액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글로벌 차원에서 대형 M&A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5년 전 세계 M&A 규모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된 외국계 기업결합 역시 이 같은 글로벌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외국계 M&A는 주로 반도체,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플랫폼 산업 등 자본 집약도가 높은 분야에서 이루어졌으며, 단일 거래 금액이 수십조 원에 이르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 공정위 심사 관점도 ‘이원화’

대기업집단과 외국계 M&A의 성격 차이는 공정위의 심사 관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집단 M&A의 경우 국내 시장 경쟁 구조 변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 지배력 강화 여부가 주요 심사 포인트였다.

반면 외국계 M&A에 대해서는 국내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경쟁 제한 효과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구조 변화가 국내 산업에 미칠 간접 영향까지 함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25년 심층 심사 건수는 50건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집단은 AI·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 중심의 선별적 M&A를 지속하고, 외국계 기업은 글로벌 재편 과정에서 초대형 거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은 ‘얼마나 사느냐’보다 ‘무엇을 사느냐’에 집중하고, 외국계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결합이 많다”며 “공정위의 역할은 두 유형의 기업결합이 경쟁과 혁신을 동시에 훼손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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